해외펀드 한달새 1조원 '썰물'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한달 새 1조원 이상 순유출 되는 등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올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펀드 투자자들도 당분간 해외펀드 투자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해외주식형펀드에서 1조907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주식형펀드의 한 달 순유출액(9,538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올 들어 해외펀드에서 총 5조8,193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유출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코스피 지수에 따라 유출입이 번갈아 나타나는 국내주식형펀드와 달리, 해외주식형펀드는 이달 들어 하루도 빼놓지 않고 19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 중이다.

해외주식형펀드의 자금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우선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 때문이다. 해외주식형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56%로 국내주식형(-2.06%)을 웃돌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4.11%로 국내주식형(2.35%)보다 훨씬 낮다. 여기에 올 연말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가 종료되면서 원금손실을 보고 있는 펀드를 중도 해지하거나 국내펀드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규모가 감소추세인 것과 달리, 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한시적인 세제혜택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다 올 하반기 불안한 글로벌 경기전망까지 나빠 장기적인 펀드자금 유출사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