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롯데그룹, 유통 신개념 '옴니채널' 구축 등 사업영토 확장

롯데그룹은 옴니채널과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중국 선양 롯데백화점 개소식. /사진제공=롯데


인터넷 쇼핑에 익숙한 세대는 백화점을 둘러보기만 할뿐, 상품은 온라인에서 구입한다. 호텔이나 관광, 식품 사업의 경우 국내에서 안주하다간 퇴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현재 롯데그룹이 맞닥뜨린 위기 상황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롯데는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부문에서는 아울렛·마트 등 신규 개점과 함께 '옴니채널' 구축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싼 모든 쇼핑 채널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주문한 옷을 오프라인 보관소에서 찾아가는 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가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힐 만큼 옴니채널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아울렛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전국 곳곳에 도심형,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몰 등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올해는 경기 광교신도시, 경남 진주, 인천 항동의 아울렛 개점이 예정돼 있다. 롯데마트는 그룹의 다양한 유통채널과 연계하여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올해 내로 온라인 전용 배송 센터 1호를 여는 등 성장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최근 급증하고 있는 '모바일 쇼핑족'을 잡기 위해 모바일 전용 MD를 구성하는 등 상품 콘텐츠를 강화, 모바일 매출을 온라인몰 전체 매출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낮은 성장률로 몸살을 겪고 있는 식품 부문은 해외에서 답을 찾고 있다. 롯데제과는 현재 진출해 있는 중국, 인도,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서 영업조직을 강화하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롯데푸드도 기존 제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등 경쟁력 있는 제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을 개발해 해외 수출길을 넓히고 있다. 이밖에 롯데칠성음료는 충북 청주에 총 900여억원을 투자해 연말까지 소주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클라우드'로 맥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연간 10만㎘의 맥주 생산이 가능하도록 증설작업을 마칠 예정이며, 별도로 총 7,000여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7년까지 제2 공장 건설을 진행한다.

롯데의 관광부문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라는 호재가 있지만, 미래 시장에 대비해 꾸준히 해외 진출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호텔은 올해 상반기 롯데 시티호텔 울산을 시작으로 12월 롯데 시티호텔 명동, 롯데 라이프스타일호텔 명동(가칭)을 개관한다. 또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 오는 2018년까지 국내외에 40개 이상의 호텔 체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면세점 사업의 경우 최근 검토했던 이탈리아 면세점 월드듀티프리(WDF)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3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4개 권역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면세점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굳히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서귀포에 있는 제주점을 제주 시내로 이전하는 프로젝트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 동남아 지역과 일본 시내에도 면세점 입점을 추진, 해외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는다. 면세점에도 옴니채널 시스템을 구축해 이용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계획도 마련돼 있다.

롯데시네마,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도 국내외 영화관 확장과 주요 영화 라인업을 확보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여 현재 중국 11개관에서 추가적으로 4개관을, 베트남 16개관에서 추가적으로 4개관을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중국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화학·건설 부문에서도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롯데케미칼은 원료 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제고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국내 석유화학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저가의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에탄 크래커 플랜트 건설을 앞두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의 가스화학단지 건설과 여수공장의 합성고무 합작사업 등 대규모 투자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건설의 경우 초고층빌딩·플랜트 사업에 역점을 두고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와 미래 방향성을 수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상최대 7조5000억 투자 신성장동력 육성


유주희 기자




"어려울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롯데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키로 한 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 같은 지론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는 올해 사상 최대인 7조5,000억원을 투자, 옴니채널 등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투자규모는 지난해 투자액(5조7,000억원)보다 32% 늘어난 것으로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 2010년의 7조원을 넘어선다. 롯데는 올해 신규 채용규모도 1만5,800명으로 지난해(1만5,650명)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는 2010년 이후 연평균 약 10%씩 채용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신 회장의 판단이다.

롯데는 올해 미래성장 사업 기반 확대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유통부문에 3조4,000억원, 중화학·건설부문에 1조5,000억원, 식품부문 1조원, 관광·서비스 부문 1조1,000억원, 기타부문에 5,000억원 등이 투입된다. 내년 말 완공될 롯데월드타워&몰 건설 사업에도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유통업 출점규제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취지도 반영됐다. 롯데그룹은 "급변하는 시장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미래 사업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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