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에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전군표(59) 전 국세청장이 1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전 전 청장은 1일 오전 9시40분께 변호인과 함께 넥타이 정장 차림으로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전 전 청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그는 금품 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전 전 청장은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2006년 7월께 CJ그룹으로부터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전 전 청장을 상대로 수뢰 혐의를 집중 추궁했으며 CJ측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받고 실제로 편의를 제공했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게 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 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허 전 차장과 대질 신문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2006년 하반기 CJ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및 납세 업무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30만 달러와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허병익(59) 전 국세청 차장을 지난달 27일 구속했다.
검찰은 허씨의 조사 과정에서 전 전 청장의 수뢰 혐의를 포착했으며 이재현(구속기소) CJ 회장이 당시 허씨를 통해 전 전 청장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씨는 CJ측에서 받은 돈 30만 달러는 가방을 열어보지도 않고 전 전 청장 사무실 책상에 갖다 뒀다고 주장했다.
전 전 청장은 취임 이후 이 회장과 신동기(구속기소)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 허씨와 함께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만나 고가의 시계를 받았다는 '4인 회동'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국세청이 2006년 이 회장의 주식 이동 과정을 조사해 3천560억원의 탈세 정황을 확인하고도 세금을 추징하지 않은 것과 관련, CJ측 로비가 작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전 전 청장의 서울 서초동 자택을 3시간 가량 압수수색해 박스 3개 분량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개인 문서, 금융거래 자료 등을 확보했다. 같은 날 서울국세청에서도 2006년 이 회장의 세무조사 자료를 제출받았다.
전 전 청장은 이날 밤까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사가 끝나는대로 신문조서와 증거자료 검토를 거쳐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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