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12일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에게 행해진 고문 등 가혹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또 오는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종전 70년 담화에 식민 지배와 침략, 사죄와 반성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울시·경기도,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여는 '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문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관순 열사가 수감됐던 여옥사 8호 감방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이 투옥돼 고문을 당한 흔적을 돌아본 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 통치하던 시대에 독립운동에 힘쓰신 많은 분이 수용돼 고문을 당했고 가혹한 일이 벌어졌으며 목숨까지 잃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전후 70년을 맞아 아베 총리가 14일 담화를 내놓는다고 들었다. 발표된다면 당연히 일본이 과거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한국의 식민지 통치, 중국 침략 등이 역사적 사실로 담겨야 하고 당연히 반성과 사죄의 마음이 담겨야 한다"며 "그런 내용이 아베 총리의 진심으로부터 나오길 저 또한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돌아보는 약 40분 동안 모두 11차례나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명록에 '만세운동에 힘을 다한 모든 영혼에게 편안함이 있길 바랍니다. 독립, 평화, 인권, 우애를 위해서'라는 글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추모비 앞에 선 그는 신발을 벗고 헌화한 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고 합장하고 7초간 고개를 숙인 뒤 독립투사들의 영혼을 기리는 큰절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