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사진) SKC 회장이 또다시 SK네트웍스 지분 매입에 나선다. 경영권보다는 그룹 모태 기업에 대한 애정,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최 회장은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회장단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SK네트웍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앞서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투자하려던 41억원을 SK네트웍스 지분 매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시스는 지난 4월 최 회장이 41억여원을 출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가 불참했다. 최 회장은 이 자금으로 SK네트웍스 지분 47만주(19일 종가 기준)가량을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11년께부터 SK네트웍스 주식을 매입해왔다. 지난해 7월과 8월에도 SK네트웍스 주식 5,000주, 4,600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0.41%(101만7,450주)로 높인 바 있다.
SK 관계자들은 최 회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경영권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실제로 경영권을 노리기에는 너무 낮은 지분율이다. 한 관계자는 "평소에도 '돈이 있으면 SK네트웍스 주식을 산다'는 말을 종종 했다"며 "SK네트웍스에 대한 애정으로 비친다"고 전했다.
SK네트웍스는 최 회장의 선친인 고 최종건 SK 회장이 1953년 설립한 그룹의 모태 기업이다. 직물사업으로 시작해 선경직물·선경·SK글로벌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그룹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이 같은 상징성 때문에 최 회장이 꾸준히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SKC 지분을 수차례 사고팔았던 것과 대조적으로 SK네트웍스 주식은 거의 매입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책임경영' 차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촌동생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재한 가운데 오너 일가로서 책임의식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는 최 회장이 그동안 SK네트웍스뿐 아니라 SK텔레콤, SK C&C 등 다른 SK 계열사 지분을 조금씩 매입한 이유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편 최 회장은 3월 SKC 등기임원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와 전문경영인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다만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는다. 최 회장은 이날 "ANTS와 SK텔레시스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NTS는 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통신장비 업체로 SK텔레시스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의 90%를 기록하고 있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