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환율 하락은 국내외 경제의 근본(펀더멘탈)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경기상승 국면이 주춤할 경우 원화가치 강세도 멈출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최근 환율 하락의 원인과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일각에서 우리 외환시장 규모가 작아 환율변동성이 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외환시장 거래금액이 우리보다 10배 가량 많은 일본과 비교해 볼 때 원화 변동성이 엔화에 비해 높지 않은 만큼 이런 시각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KDI는 오히려 환율하락의 주된 요인을 국내 경기상승 속도에서 찾고 있다. KDI는 “최근 우리나라의 경기상승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빨랐고 외환위기 이후 기업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예로 지난해 2ㆍ4분기 이후 최근 1년 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연 6% 내외로 일본과 유럽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 비해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을 들었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한국의 경기상승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더딜 경우 최근 원화환율 상승세가 둔화될 수 밖에 없다”며 “지금과 같은 상대적인 원화가치 상승세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과정이라면 환율 조정에 상응하는 총수요 조정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수출감소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소비의 견실한 성장과 투자 확대 유도로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