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파트문화 품격 한단계 높여

역대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 아파트들 지역 랜드마크로 우뚝
축구장 4배 크기 공원 조성…파격·혁신적 디자인

김포 고촌 수기마을 힐스테이트(2008 공동주거 대상).

올해 공동주거 부문 대상 수상작인 성남 판교 휴먼시아 e편한세상.

삼성동 아이파크(2004년 주거 대상).


'삼성동 아이파크, 도곡동 타워팰리스, 대치동 센트레빌, 건대 더샵 스타시티, 용산 파크자이…' 서울시내에서도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내로라는 아파트들이다. 이 아파트들이 해당 지역에서 첫손으로 꼽는 랜드마크 아파트가 된 것은 단순히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이 단지들은 더 나은 주거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작품'들이다. 서유럽에서는 도시 빈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돼 많은 사람들이 꺼린다는 아파트가 한국에서 고품격 주거공간으로 자리잡는 데는 이들 아파트가 큰 역할을 했다. 공사에 쉬운 단순한 설계로 빨리 지어 이득을 얻기보다 입주민들이 자랑할 만한 주거공간, 지금보다 더 나은 주거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건축적 시도를 더한 것. 차별화된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시공이라는 조건을 갖춘 아파트에만 허락되는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은 누구나 한번쯤 꼭 살아보고 싶은 주거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아파트들은 수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 가치가 빛나고 있다. '유일무이한 명품아파트'를 목표로 설계된 현대산업개발의 삼성동 아이파크는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특급 조망권, 도심 속 랜드마크 이미지에 어울리는 46층 초고층 탑상형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파트 단지 내 잠실 축구장 4배 크기의 공원을 조성한 것은 특히 놀라운 시도였다. 건폐율이 고작 9%에 불과한 이 단지는 도심속 공원을 실현하며 지난 2004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높이 264m, 최고 73층으로 국내 최고층 건물로 인식된 타워팰리스Ⅲ는 2005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뛰어난 건축적 성과는 물론 타워팰리스라는 고유명사가 일으킨 사회적ㆍ문화적 영향력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단순한 건축물이 가지는 의미를 넘어서 당시의 시대상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주는 '건축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것. 2008년 주거 대상을 수상한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는 프랑스 장 필립 랑크로 교수가 계획한 파격적인 컬러를 아파트에 덧입힌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단지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색채학 전공자 및 컬러리스트들에게 유명한 견학 장소로도 자리잡았다. 이 밖에도 이촌 센트레빌은 뒷 건물들의 한강 조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단지 건물의 가운데 부분을 비워두는 건축적 시도로 2001년 건축문화대상에 입선했고 용산 삼각지 교차로에 자리잡은 고급 주상복합인 용산파크자이는 멀리서도 확연히 차별화된 외관과 규모ㆍ거리와의 조화를 위한 곡선 처리 등으로 2007년 주거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가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는다는 것은 그 해 최고의 공동주택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수상작에는 '한국건축문화대상' 프리미엄까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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