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코스피 1,600선 붕괴


국내 증시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져온 코스피지수 1,600선이 붕괴됐다. 지난해 5월15일(1,589.37포인트) 이후 8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단기저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8.85포인트(2.98%)나 하락한 1,589.06포인트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가 증시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다 중국이 오는 2월 금리인상으로 초긴축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겹쳐 낙폭이 커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799조원으로 줄어 올 들어 130조원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코스닥지수도 29.56포인트(4.67%) 급락한 603.11포인트로 마감해 3일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인 데 영향 받아 장 초반 강세로 출발했지만 외국인이 20일 연속 매도공세를 벌인데다 기관마저 중국 관련주 매물을 쏟아내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특히 전날 외국계 증권사인 UBS에 이어 이날 맥쿼리에서 조선주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하면서 중국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에 근접해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다음주에 설 연휴가 시작되는데다 불안심리도 여전해 단기저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 FRB의 금리인하 결정과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단기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경기침체와 중국 경제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겹쳐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가급락으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50전 오른 944원7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