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 음악으로 돌아왔어요

8년째 '아르스 노바'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덜 알려진 작곡가 집중 조명
"극소수라도 팬 생겨 뿌듯"

진은숙

"현대음악의 장(場)을 연 오스트리아 빈 음악, 생존 당시에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작곡가를 재조명하는 무대로 꾸몄습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진은숙(52·사진) 상임작곡가가 10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16일과 19일 두 차례 무대에 올리는 음악회 '아르스 노바'에 대해 소개했다.'아르스 노바'는 프랑스어로 '새로운 경향'을 뜻한다.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이 2006년 시작해 올해로 8년째를 맞은 현대음악 연주회 프로그램이다. 서양 고전음악에만 편중된 국내 음악계에 동시대 클래식의 경향을 소개하고자 기획했다. 8년째 '아르스 노바'를 이끌며 모든 곡 선정과 기획을 맡아왔다.

진씨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정착이 잘됐다. 외국에서도 이만큼 잘 진행되는 현대음악 연주회 시리즈가 흔치 않다"며 "물론 아직 현대음악을 듣거나 아르스 노바 시리즈를 찾는 사람은 여전히 극소수지만 이 시리즈를 처음 시작했을 때 관객이 보였던 거부감 같은 것은 많이 사라졌다. 조금씩 청중과 사회에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필터링되지 않은 현대음악 작품이 무분별하게 청중에게 소개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의견을 표했다. 진씨는 "진짜 작곡가는 한 세기에 몇 명 나올까 말까 한다. 작곡가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좋은 현대음악만을 엄선해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아르스 노바'는 '비엔나(빈)' '콜라주'라는 주제로 두 차례 무대를 갖는다. 16일 서울 세종체임버홀 공연에서는 오스트리아 빈 음악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제2 빈 악파'라 불리는 아르놀트 쇤베르크와 알반 베르크 곡이 전반부 시작을 알린다. 진씨는 쇤베르크에 대해 "현대음악을 난해하게 만들었고 도그마가 된 부분도 있지만 과거 전통을 깨뜨림으로써 모든 가능성을 열어보였다는 면에서 그 가치를 높이 산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오스트리아 출신 현대음악 작곡가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하스의 '자유로운 존재들의 연대'가 국내 초연되고 올가 노이비르트의 '장소… 안감… 혼자서'가 아시아 최초로 연주된다.

19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는 '콜라주'를 주제로 '아르스 노바'가 이어진다.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네 명의 현대 작곡가들을 만날 수 있다. 각기 다른 대륙 출신인 현대 작곡가 네 명의 작품들이 대비를 이루며 콜라주를 완성한다. 음악계에서 배척당하다 의문의 자살을 한 독일 출신 베른트 알로이스 치머만의 수작을 비롯해 남미 작곡가 알베르토 히나스테라의 '교향적 연습곡'이 세계 최초로 연주된다. 현대 음악 스페셜리스트 페터 히르시가 지휘를 맡고 피아니스트 임수연(16일), 트럼펫 연주자 호칸 하르덴베리에르(19일)가 협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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