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ㆍ4분기 미국 경제 성장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고작 2.5%에 불과하다. 직전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6%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인들의 생활물가 상승률은 4% 가까이 급증했다. 전 분기 2.7%와 견줘볼 때 수직 상승이라 할 만하다.
경제 성장 둔화와 가파른 물가 상승률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올해 미 경제성장률은 최근 3년 내 가장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의 설비 투자 부문의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2ㆍ4분기에도 설비 투자는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 밖에 기업 활동 관련 각종 투자도 이번 분기에 부실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미 부동산경기 역시 한풀 꺾였다. 2003년에서 2005년까지 3년간 연간 9%대의 상승률을 나타냈던 개인의 부동산 투자율은 이번 분기 6% 증가로 만족해야 했다. 앞선 두 분기 동안 12% 가까이 증가율을 보였던 수출 또한 둔화돼 이번 분기는 3.3%의 상승률만 기록했다.
개인들의 저축률은 5분기 연속 적신호를 보였다. 특히 이번 분기 가처분 소득(disposable personal income)은 1.5%로 급감해 93년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지난 3년간 경제 총성장률도 3.7%에서 3.4%로 줄었다. 미 상무성 보고서는 2003년 초 4%였던 GDP 성장률이 2004년 3.8%로, 급기야 2005년 하반기에는 3.1%까지 추락했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감소세는 전적으로 기업 투자 부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임시 고정투자(nonresidential fixed investment)’가 7.8%에서 5.8%로 줄어들었다. 또 2004년과 2005년 2년 동안만 기업 투자 성장률은 8.9%에서 6.2%로 재조정됐다.
현재 미국의 경기 둔화에는 ‘저투자ㆍ고물가’라는 복병이 자리 잡고 있는 꼴이다. 이로써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8일 예정된 회의에서 2년간 지속된 콜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현 수준보다 높은 금리는 미국 경제를 회복할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