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 회장 불도저 경영스타일 고수뉴코아그룹은 김의철 회장(55)이 이끄는 유통전문 회사들로 구성돼 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시기는 1980년으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당시 뉴코아쇼핑 지하매장에 4백80평규모의 슈퍼마켓을 개점한 것이 시초다.
17년만에 17개 계열사 15개 백화점, 할인점(킴스클럽) 16개점을 거느린 96년 매출외형 2조2천7백88억2백만원으로 30대 그룹서열에 진입하게 됐다.
지난해는 매출외형에서 신세계·현대백화점을 누르고 롯데에 이은 국내 제 2위의 자리로 뛰어올라 국내는 물론 세계 유통업계를 놀라게하기도 했다.
뉴코아그룹의 특징은 17개 계열사 모두 철저한 유통관련기업이라는 것이다.
시대축산·시대수산·시대물산·전자월드·뉴타운식품 등 주요 납품업체들은 백화점·할인점 등에 상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다.
시대건설은 뉴코아 점포를 건설하는 업체이며 뉴코아파이넨스는 할부금융을 수행하는 업체로 모든 업무가 유통사업에 집중돼 있다.
이같은 업무집중력은 경쟁업체에 비해 훨씬 발빠른 행보를 보여온 계기가 됐다. 전국 최다의 점포망과 함께 40여개 신규점포부지를 이미 확보하는 등 초고속성장을 주도해왔으나 결국 무리수를 두어 좌초위기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뉴코아 경영이면에는 카리스마적이며 독특한 인사전략 등을 내세운 김회장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언론이나 공식적인 모임에 한번도 얼굴을 나타내지 않은 김회장은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강한 불도저식 경영스타일을 고수해왔다. 한신공영 김형종 창업주의 큰 사위이기도 한 김회장은 초기경영의 성공으로 맨손으로 성공한 기업인의 표상이 되기도 했다.<이강봉 기자>
◎금융권 표정/채권은 자금지원 불구 “정상화 회의적”/“부동산매각 어렵다” 화의에도 부정적
뉴코아그룹이 채권은행단의 자금지원으로 일단 부도위기를 모면했지만 뉴코아의 진로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뉴코아가 부도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뉴코아가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졌으나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채권은행단의 자체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부도기업의 발생을 두고보지않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부도위기에 몰리자 손을 놓고 허둥대던 뉴코아가 은행권이 지원한 5백45억원의 자금지원으로 며칠이나 버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금융계에서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협조융자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뉴코아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뉴코아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이날 하오까지 뉴코아의 정상화가 회의적이라며 뉴코아가 의사를 타진해온 화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뉴코아의 현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뉴코아의 자구계획을 포함한 경영정상화방안을 보고 화의에 대한 동의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하지만 뉴코아가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매각은 공사가 진행중인 곳이 많아 순조롭게 이루어질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오 늦게 정부에서 뉴코아의 부도를 막기 위해 은행권의 협조융자를 걸고나왔고 급기야는 은행장회의에 직접 참가하는 등 강력대응의 모습을 보이면서 방향이 선회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뉴코아의 회생은 여전히 의문시되고 있다는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시장원리」 운운하며 뒷짐만 지고 있던 정부가 이제와서 기본원칙을 깨고 부랴부랴 사태진화에 나선 작태에 대해 한마디로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뉴코아가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뉴코아본점 등을 매각하기 위한 LG그룹과의 협상이 관건이다. 지난주말 결렬된 협상이 재개돼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일단 자금압박에서 벗어나 어느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LG에서 벼랑에 몰린 뉴코아의 입장을 순순히 고려해줄지 의문이다.
최근 발생한 쌍방울, 뉴코아 등 대기업들의 부도에는 기아사태 장기화에 따른 금융시장불안이 대외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 개입한 정부가 기아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방안을 보이는가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이기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