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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회사 근처 파리바게뜨를 찾았다가 기분이 언짢았다. 커피 '카페 아다지오' 출시를 기념해 집 앞 매장에선 2,500원인 제품을 1,500원에 할인중이지만 해당 매장에서는 전혀 할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 다른 인근 매장에도 가봤지만 역시 정가에 팔고 있었다. '카페 아다지오 할인 행사 중'이라는 파리바게뜨 본사의 대대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결국 A씨는 제값 주고 커피를 마셨다.
파리바게뜨 본사와 가맹점의 불협화음에 애꿎은 소비자만 손해를 보고 있다. 고품질·중저가의 '집 앞 커피 혁명'을 표방하며 지난 1월 야심차게 카페 아다지오를 론칭한 파리바게뜨와 달리 가맹점들은 카페 아다지오 알리기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다. 파리바게뜨 본사는 카페 아다지오 홍보를 위해 1월말부터 3월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중이지만 상당수 가맹점들은 이를 외면해 소비자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본사에서 프로모션을 기획해 가맹점에 제안은 하지만 해당 프로모션 참가 여부는 점주의 선택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면서 "할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매장에선 소비자들이 어쩔 수 없이 제 값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파리바게뜨의 대대적 할인 홍보와는 대조적으로 카페 아다지오 할인 행사에 동참한 가맹점 수가 적다는 점이다. 파리바게뜨 홈페이지에서 할인행사 참여 점포 수를 조사한 결과, 서울 시내 전체 753개 매장 중 212개 매장만이 아다지오를 할인 판매하고 있다. 가맹점의 행사 참여율이 30%도 채 안 된다.
가맹점들이 본사의 뜻과 다르게 행동하는 이유는 프로모션 비용을 지출하는 것보다 할인하지 않고 제품을 파는 게 수익이 좋기 때문이다. 아다지오 프로모션 비용 중 절반은 회사가 지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가맹점이 부담한다.
마포구의 한 가맹점주는 "할인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않아도 커피가 잘 팔리는 곳은 굳이 비용을 쓰면서 신메뉴를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본사와 가맹점의 불통에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신메뉴를 알리려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본사와 할인 프로모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수익 좋은 가맹점 사이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는다면 혜택 없이 제 값 주고 구입하는 소비자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