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셈기간 '서울, 예술도시로 탈바꿈'

아셈기간 '서울, 예술도시로 탈바꿈' 세종문화회관·예술의전당·국립극장 기념공연 신영옥(소프라노)·백혜선(피아노)·백건우(〃)·강동석(바이올린)·정경화(〃)등 연주자와 지휘자 금난새·김홍재·정명훈·펜데레츠키, 프랑스의 필립 드쿠플레 DCA 무용단 등이 16~22일 아셈(ASEM·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을 축하하는 음악의 향연을 펼친다. 이들이 오를 무대는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이 기간 서울은 정치행사인 아셈을 맞아 예술의 도시로 탈바꿈한다. 정명훈-경화 남매 협연 ◇세종문화회관= 아셈 개최를 기념하는 공연의 첫막을 연 예술단체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수준의 무용단 「필립 드쿠플레 DCA 무용단」. 이들이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작품 「트리통」은 18일까지 이어진다. 「트리통」은 무대 위에 설치된 원 안에서 마치 서커스를 방불케하는 춤사위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다음 19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이 『공연 역사상 최고의 이벤트』라 자랑하는 「아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2000-꿈의 오케스트라」가 준비돼 있다. 이는 아셈에서 자금을 지원하고 공식인정한 유일한 이벤트.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셈 회원국 25개국 40여명의 연주자가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평화의 앙상블을 선보인다. 아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이날 유라시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호흡을 맞춰 금난새의 지휘로 이성환의 「얼의 무궁」,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또한 강동석(바이올린)·파스칼 드봐이용(피아노)·필립 뮐러(첼로)는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를 협연한다. 이상 문의는 (02)399-1700. 20일은 정명훈-경화 남매의 협연무대. 92년 이후 8년만이다. 함께 화음을 맞출 오케스트라는 정명훈이 지난 97년부터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정경화가 국내 음악애호인들에게 처음으로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들려준다는 점이 관심거리다. 정경화가 연주할 브람스 곡은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77」. 이 밖에 베르디의 「운명의 힘」,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운명」을 들려준다. 이 공연 전후로 19일엔 전북대 문화관에서, 21일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같은 내용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02)518-7343.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 10월 음악축제」라는 이름으로 19~22일 오후7시30분 3개의 중량급 무대를 마련했다. 무대의 주역은 폴란드 출신의 세계 정상급 작곡가 겸 지휘자 펠데레츠키와 피아니스트 백혜선(19일), 일본 음악계를 대표하는 조총련계 지휘자 김홍재와 피아니스트 백건우(2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소프라노 신영옥 등이다. 「펜데레츠키 & 백혜선 초청연주회」에서는 베토벤의 「에그먼트 서곡」과 「피아노협주곡 3번」, 펜데레츠키가 작곡한 「교향곡 5번-한국」을 들려주며, 서울시교향악단이 협연에 나선다. 「김홍재 & 백건우 초청연주회」는 그동안 친북 성향을 이유로 입국하지 못했던 조총련계 김홍재의 첫 무대라는 점, 거기에다 남측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화음을 맞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념을 초월한 만남이 들려줄 연주곡은 윤이상 작곡의 「무악」과 부조니의 「피아노협주곡 1번」이다. KBS 교향악단이 함께 연주한다. 「10월 음악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주인공은 소프라노 신영옥. 세계 오페라계의 큰별답게 신영옥은 주옥같은 아리아들로 무대를 꾸민다. 베르디의 「팔스타프」중 「산들거리는 바람」, 도니제치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중 「주위는 침묵에 잠기고…」, 벨리니의 「캐퓰럿과 몬테규」중 「아! 몇번이던가」등이 이날 연주곡이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다니엘 베키스의 지휘로 반주한다. ◇국립극장= 19~22일 한·중·일 합동공연 「춘향전」을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한국·중국·일본의 전통 음악극을 비교 감상할수 있는 희귀한 기회. 국립창극단과 한국베세토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3막으로 나눠, 춘향과 이도령이 인연을 맺는 1막 「사랑」 장면은 중국의 월극(越劇)으로, 춘향의 옥중장면이 나오는 2막 「수난」은 일본의 가부키(歌舞伎)로, 마지막 부분인 3막 「재회」는 한국의 창극(唱劇) 형식으로 각각 꾸며진다. 또한 1막-2막-3막이 여성극-남성극-혼성극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이번 무대의 흥미거리다. 1막을 장식할 중국의 대표적인 월극단 「샤오바이화월극단(小百花越劇團)」은 출연진 모두가 여성이며, 일본 가부키 전문공연단 「쇼치쿠」가 맡은 2막은 온나가카(女方·여장 남자배우)의 섬세한 연기력과 매력을 맛볼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 3막의 국립창극단은 당연히 혼성으로 연기를 펼친다. 특히 3막 무대는 우리 창극의 새로운 모색이기도 하다. 총연출을 맡은 손진책 감독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창극은 서구적 연극에 판소리를 덧입힌 것에지나지 않았다』며 『이번 공연에서는 군더더기같은 무대장치를 없애고, 소리꾼이 구경꾼이 되기도 하고, 배우가 되기도 하는 우리 연희의 특색을 충분히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19~20일 오후7시30분, 21일 오후3시·7시30분, 22일 오후4시, (02)2274-3507. /문성진기자 hnsj@sed.co.kr입력시간 2000/10/16 17:34 ◀ 이전화면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