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회복을 낙관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언스트앤영(EY)이 70개국에 걸쳐 기업 경영인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35%가 1년 안에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25%) 때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또 오는 2014년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본 응답자 비율은 11%에 그쳐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언스트앤영은 밝혔다. 핍 매크로스티 언스트앤영 거래자문 부문 글로벌 부회장은 "경제여건을 낙관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M&A시장의 양과 질이 모두 성장하고 있다"면서 "M&A 기대심리도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언스트앤영은 특히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에서 M&A가 활발해지면서 규모도 눈에 띄게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내년 M&A를 주도할 시장은 중국·인도·브라질과 미국·영국·독일 등이라는 게 이 회사의 전망이다. 5억~10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M&A에 관심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19%로 6개월 전보다 2배 늘었다. 가장 인기를 끌 M&A 종목은 생명과학·에너지·자동차 업종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최근 금융권에서는 유럽 시장 M&A 논의가 부쩍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글로벌 은행의 관계자들은 "유럽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날 징후를 보이자 글로벌 기업은 M&A 가능성을 찾고 있으며 이는 내년 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 3·4분기 유럽 내 M&A 규모는 6,740억달러로 전년비 42%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M&A 활성화 조짐과 관련해 기업들이 세금을 줄이는 방편으로 다국적 M&A를 활용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기업이 아일랜드 등 법인세가 낮은 국가의 기업과 합병해 국적을 옮기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조세회피처에 지점을 열어 수익을 빼돌리는 관행을 엄격히 규제하자 기업들이 아예 본부를 옮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발표된 전세계 M&A 규모가 2조1,00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고 추산했다. 다만 M&A 건수는 2만7,216건으로 2년 연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