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비용을 들여 개발한 홈페이지 디자인일지라도, 누구나 제한 없이 접속해서 확인할 수 있다면 영업비밀로 볼 수 없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 박병대)는 온라인 여행사 A사가 또 다른 온라인 여행사인 B사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A사는 지난해 7월 모 대기업 계열의 항공예약시스템 구축업체인 C사와 시스템 개발 계약을 맺고 전문인력을 고용해 홈페이지 화면의 디자인과 세계 주요도시 호텔명단을 제공했다. 그런데 올 1월 C사와 새롭게 계약을 맺은 B사가 공급한 디자인은 A사의 것과 유사했고, 호텔명단은 완전히 동일했다. 이에 A사는 B사를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A사의 디자인은 누구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제한 없이 확인할 수 있고,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라면 누구나 동일한 디자인으로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디자인 보호법에 따라 화상디자인으로 등록할 경우 이를 보호 받을 수 있는 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호텔 명단에 대해서도 “공개된 시스템에 접속해 세계 주요도시별 호텔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종합해 명단으로 재구성한 것은 A사의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경영상의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