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총리는 외교적 실무형"

한승주·이경숙씨 주목…"국회의원 입각없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외교형 총리’를 거론하면서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와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당선인은 이날 “국무총리는 앞으로 세계 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할 일이 많다”며 “보조 역할이 아니라 독자적인 업무를 갖고 국내외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 기능을 조정할 뜻을 분명히 하면서 외교적 실무 능력이 새 정부 첫 총리의 우선 덕목임을 내비친 것이다. 이 당선인은 “오는 4월 총선 때문에 국회의원이 입각하는 일은 없다. 총리 임명이나 조각에서 정치적 고려나 총선을 염두에 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나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등 당 안팎의 정치 여건을 감안한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승주 총장서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김영삼 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을 지낸 데 이어 참여정부에서도 주미 대사를 지낸 인물이어서 외교적 실무능력 뿐 아니라 대미관계 복원이라는 과제, 또 교육 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숙명여대 총장인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만만치 않은 인사다. 국제정치학 전문가로 글로벌 시대에 맞는 능력과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점 등이 ‘외교형 총리’에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인수위를 직접 이끌어 정부 업무의 연속성이라는 강점도 있다. 이 밖에 기업인 출신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과 충북 괴산 출신인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도 ‘비(非)정치인-전문가’ 그룹에 속해 총리 후보감으로 거론된다. 총리와 각료 인선은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인은 “이달 말이나 2월 초 국회 일정에 맞춰 늦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당선인은 “내각은 오로지 일 자체를 위해 구성될 것”이라며 “차관으로는 전문가를 기용해서 부처 업무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 관가에서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있다. 그동안 대체로 차관의 경우 내부 승진이 주류였으나 이제는 차관마저 외부인사의 영입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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