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 독일과 프랑스 지도자들은 9일 정상회담을 갖고 유럽통화동맹(EMU) 안정협약에 관한 논의를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헬무트 콜 독일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뉘렌베르크에서 양국 재무장관들이 동석한 가운데 독일측이 제안한 재정안정협약과 유럽연합(EU)개혁문제 등 현안들을 광범위하게 논의했으나 양국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안정협약에 관해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콜 총리는 회담에서 EMU에 참여하는 나라가 가입이 허용된 97년 이후 지나치게 많은 부채를 떠안을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리는 안정협약을 채택함으로써 EMU 통화인 「유로」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시라크 대통령은 자동적인 징계조치보다는 원만한 해결방안의 모색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더블린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은 유럽통화단일화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20∼30%에 불과하다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유로화가 독일 마르크화와 같이 확고한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안정협약을 통한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국 지도자들은 이밖에도 공동 범죄대책, 외교정책 공조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으며 이와 관련된 EU 사무총장직의 신설문제도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