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안정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지만 수익성 확보도 중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주식투자와 해외 주식ㆍ채권투자 확대를 모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익률을 평가할 때 단기로 보지 말고 10~20년 장기로 평가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합니다.” 157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을 책임지게 된 오성근(54ㆍ사진)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은 13일 “국민연금의 성격상 리스크테이킹(위험감수)을 크게 할 수 없어 안정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는 있지만 고객에게 더 많은 것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원칙과 관련, 오 본부장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를 최우선으로 내세운 뒤 ▦모르는 것은 하지 말고 ▦욕심내지 말고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세부 원칙도 제시했다. 그는 “시가로 볼 때 국민연금의 주식비중이 11%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채권인데, 채권이라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상품이라 볼 수 없고 만기가 10~20년짜리 장기 국내 채권 물량이 많지 않다”면서 “연금지급이 본격화되기까지 30년 정도 남아 있어 매수 후 보유(바이앤홀드) 전략을 취하되 만기구조를 다양화하는 등 리스크를 적극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 본부장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산투자 원칙하에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식투자와 해외 주식ㆍ채권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며 “사회간접자본(SOC), 부동산, 사모펀드(PEF) 등의 대체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외 주식투자를 확대하기 전에 반드시 국민연금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평가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1년 정도의 단기 수익률을 가지고 운용평가를 한다면 주식투자를 늘리기가 힘들다”며 “10~20년 단위로 장기적으로 평가해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입자인 국민의 이익보호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 국가적 필요에 의해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일이 있을 시에는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