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원투수 나선 신보] '中企 금융혈맥' 뚫는다

"경기 살리자" 위기때마다 '신용 발전소' 역할에 주력
올 보증한도 확대이어 내년에도 4兆늘려 34兆로
돈줄 꽉 막힌 창업·건설공사 채권부문등 집중 보증


[경제 구원투수 나선 신보] '中企 금융혈맥' 뚫는다 "경기 살리자" 위기때마다 '신용 발전소' 역할에 주력올 보증한도 확대이어 내년에도 4兆늘려 34兆로돈줄 꽉 막힌 창업·건설공사 채권부문등 집중 보증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지난 24일 새벽2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신용보증기금 본사 12층. 한밤중인데도 불빛은 꺼질 줄 모른다. 신보 직원들이 ‘중기 유동성지원 특별보증’ 신청 자료를 검토하느라 여념이 없다. 신보는 신속한 보증을 통해 중기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 관련 신용평가 자료를 꼼꼼히 챙기는 비상지원 체제에 들어갔다. 만에 하나 건실한 기업이 경기악화에 따른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로 신보 임직원들은 분초를 다투며 보증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소비ㆍ투자ㆍ생산 등 실물경기 지표도 급강하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언제고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마다 돈을 움켜쥐고 풀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멀쩡한 기업도 돈이 돌지 않아 흑자도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신용경색이 실물경기 악화를 부르고 이는 다시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꺼져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신보가 다시 구원투수로 나섰다. 금융회사ㆍ기업ㆍ가계 등 모두가 신용(돈)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신보가 보증을 통한 신용 발전소의 역할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구원투수로 나선 신보=은행권은 자산을 불리기 위해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앞 다퉈 중기대출을 늘렸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중기 최고경영자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무리한 확장 등을 권고했다가 경기가 나빠지면 급격히 대출을 회수해 기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은행은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제고 등으로 ‘제 코가 석자’인 상황이다. 신보는 이처럼 중기가 어려울 때 신용경색의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경기진작을 위해 적극적인 보증확대에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상황에서 신보는 중기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다. 신보는 올해 보증 총 규모를 당초 28조원에서 29조5,000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내년에도 경기가 더욱 악화할 것에 대비해 보증 총량을 올해보다 4조5,000억원 늘어난 34조원으로 확대했다. 정부가 경기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강력히 추진 중인 중기 신속 지원 프로그램인 패스트 트랙 등 중기대출 확대 정책의 밑바탕에는 모두 신보의 보증이라는 버팀목이 버티고 있다. ◇맞춤보증 통해 경제 혈맥 연결=신보는 보증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금융 혈맥이 제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맞춤형 보증정책을 펴고 있다. 한의사가 주요한 맥을 짚어 환자를 치료하듯 신보도 창업, 원자재, 건설공사 채권 등 불안한 금융시장과 경기침체로 돈이 꽉 막힌 부문에 집중적으로 보증을 제공함으로써 한정된 보증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먼저 창업기업에 대한 보증을 당초 5조원에서 7조원으로 2조원 늘려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특별 보증상품도 내놓고 있다. 환율급등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구매자금이 부족한 것을 해소하기 위해 ‘원자재구입 특별자금 보증’을 올해 말까지 5,000억원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신용경색, 통화옵션 키코(KIKO) 손실 등에 따른 중기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유동성지원 특별보증’을 실시하고 있다. 중기의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위해 총 규모 1조원의 유동화증권(CBO) 보증을 올해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조원의 CBO를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업 지원을 위해 공사대금의 조기 현금화를 위한 브리지론 보증도 7,000억원 한도로 운용하고 있다. ◇위기 때마다 경기진작 돌파구 마련=신보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금리가 30%까지 치솟고 환율이 3배 이상 급등하는 가운데 경기가 급랭하자 수출환어음 보증, 무역금융 보증 등 16종의 특별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1998년 한해에만도 일반보증을 제외하고 특별보증으로 공급한 규모가 총 3만6,000여개 기업, 13조2,572억원에 달했다. 신보의 이 같은 전폭적인 보증이 수출은 물론 내수경기 확대로 이어지며 IMF 조기 졸업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2000년에는 IMF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대거 발행했던 회사채의 일시 만기 위기가 닥치자 자금시장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자산유동화증권(P-CBO) 보증제도를 도입해 위기를 넘기는 데 기여했다. 이 제도를 통해 하이닉스반도체ㆍ현대건설ㆍ현대상선ㆍ성신양회 등 상당수 기업들이 정상화 계기를 마련했다. 하이닉스는 2001년 시행한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보증을 통해 1조3,625억원을 지원받아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후 반도체 경기 호황을 타고 견실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 관련기사 ◀◀◀ ▶ [경제 구원투수 나선 신보] 직접 자금지원도 나서 ▶ [경제 구원투수 나선 신보]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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