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손길승 전경련회장 퇴진요구”

청와대가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손길승(孫吉丞)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대해 재계를 대표하는 대화 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경련 고위관계자는 26일 “청와대에서 손 회장이 SK글로벌 분식회계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만큼 참여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등을 논의할 정부-재계간 대화채널의 역할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청와대측은 “법조인 출신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유죄를 선고 받은 손 회장과 경제활성화와 동북아 물류중심 실현을 위한 민관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공직자의 경우 비리 혐의로 사법 처리되면 곧바로 직무가 정지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이를 사실상 `손 회장 퇴진요구`로 받아들이고 손 회장에게도 보고했다. 청와대는 또 정부 주최로 30일 열리는 `참여정부의 경제비전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손 회장이 재계대표로 연설할 예정이었던 것도 “투명경영이란 회의 주제상 부적절하다”며 교체를 요구, 재계측 기조연설자가 조석래(趙錫來) 효성그룹회장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다음달 7일 노 대통령의 중국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인 명단에서도 빠졌다. 이에 대해 권오규(權五奎) 청와대 정책수석은 “손 회장이 중국방문 수행단에서 빠진 것은 기업 위주로 산업자원부가 수행단을 짰기 때문”이라며 “기조 연설자 교체를 요구한 적이 없으며 (대화채널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전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항소중이다. <이의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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