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기하는 위안화] 쑨리젠 상하이푸단대 경제학원 부원장 "FTZ, 위안화 국제화 첫단추"


"시장에 의한 위안화 국제화의 첫 번째 단추가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가 될 것입니다."

쑨리젠(사진) 상하이 푸단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국제화는 통화스와프 등의 단계를 거쳐 결국은 시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단대 금융연구센터 주임이기도 한 쑨 부원장은 "위안화 국제화의 목적은 부유한 위안화"라며 "위안화 국제화로 중국 자산의 안정성은 물론 전세계에 안정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쑨 부원장은 천위루 인민대 총장의 위안화 국제화 시간표에 동의하지 않으며 위안화 국제화는 시장에 의해 자연 발생적으로 이뤄져야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위안화를 달러만큼 편리하고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제화의 관건"이라며 ▦중국 무역의 세계 최고 수준 도약 ▦증권시장 발전 ▦석유 및 원자재 상품의 위안화 가격 표시 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쑨 부원장은 "정부ㆍ기업ㆍ개인이 매입하는 석유의 가격이 위안화로 표시된다면 진정한 위안화 국제화가 실현되는 것"이라며 이런 면에서 지난 7월 출범한 상하이FTZ에서 위안화 국제화의 강력한 실험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상하이FTZ에서 위안화의 자유로운 환전 등이 이뤄지고 자본시장 개방이 추진된다면 시장에 의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달 앞으로 다가온 3중전회(중국공산당 18차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와 관련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쑨 부원장은 "정부가 상하이FTZ를 출범하며 위안화 확장이라는 말은 했지만 위안화 국제화라는 명확한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이번 3중전회에서도 그 정도 표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쑨 부원장은 위안화 국제화는 무역ㆍ투자뿐만 아니라 부동산ㆍ주식 등도 해외자금에 오픈되는 것인 만큼 중국이 그 정도의 위험을 아직은 감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안화 국제화에 따른 핫머니 유입을 경계하며 "해외자금이 생산ㆍ무역ㆍ취업 등에 도움이 된다면 걱정할 것이 없지만 부동산에 유입된다면 강력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쑨 부원장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한중일 동북아 3국의 무역발전과 아시아 통화스와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과는 영토분쟁으로 기회를 놓쳤지만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위안화를 세계 무대로 진출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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