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입차 업체의 사장이 기자에게 서울모터쇼에 수입차 업체들이 보이콧을 선언한 것을 놓고 "개인적으로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사석에서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는 자동차공업협회가 '2002 서울모터쇼'에 수입차 업체들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상당히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세계 다른 모터쇼의 관행을 볼 때 현재 수입차 업체들의 일부 요구사항이 지나친 것은 사실이지만 협회 회원사들이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참가할 의향도, 회의 석상에 먼저 나의 의견을 피력할 뜻도 없다"고 말했다. 괜히 나서서 동종업계의 '미움'을 받고 싶지 않다는 의미였다. 올해 또다시 '반쪽' 모터쇼가 열리고 있다. 외국 자동차 업체로는 도요타가 유일하게 자사의 모델들을 전시하고 있을 뿐이다. 자동차공업협회와 수입차협회는 수익금 배분 비율을 놓고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한해는 '국산차', 그 다음 해에는 '외제차'라는 기형적인 모터쇼 개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사장의 말처럼 해외 모터쇼를 참관할 때면 어디에서나 자국 업체들을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기 마련이다. 올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현대차는 벽면 한켠, 대우와 기아차는 지하 전시장에 놓여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수입차 관계자는 자동차의 '인지도'를 들먹인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이나 BMW 같은 미국 내 인기 차량들도 제너럴모터스(GM)의 초대형 전시관에 비하면 초라할 뿐이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포드조차 중앙에 넓게 자리를 마련했다. 반대로 파리 모터쇼에서는 언제나 르노나 푸조, 시트로엥 등의 자국 브랜드들이 GM과 도요타 등 해외의 막강한 브랜드를 압도하고 있다. 심지어 벤츠나 BMW 같은 유럽 브랜드들도 프랑스 업체들의 위용에 눌린다. 서울모터쇼가 파행을 겪을 때마다 가장 큰 피해는 국내 소비자들이 보게 된다. 수입차 업체들이 이제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불만이 제기하기에 앞서 정상적인 모터쇼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밀감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원정<국제산업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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