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곳!] 과천

잇단 재건축 "중대형단지 탈바꿈"
11단지 '래미안' 새이름 달고 내달 입주 마무리공사 한창
시세 평당 3,000만원 웃돌아…거래는 침체 분위기 역력



평당 3,000만원선. 이정도면 강남구 아파트값에 버금간다. 오히려 웬만한 강남권을 웃도는 시세다. 지난해 집값 급등에 힘입어 '제2의 강남'으로 확실한 입지를 굳힌 과천시의 '위상'이다. 과천의 '외모'도 바뀌고 있다. 수도권 최고의 쾌적성을 갖춘 도시라는 이미지 위에 등 노후 단지들이 잇따라 중대형 아파트로 재건축되면서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서울에서 과천으로 접어드는 관문에 자리잡은 주공11단지는 '래미안'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23년만에 이 지역에 새 아파트의 모습을 드러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 아파트는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조경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하반기 입주예정인 래미안2차(3단지)도 골조공사가 거의 마무리돼가고 있고 12단지와 인근 단독주택을 합쳐 재건축하는 래미안3차도 사업계획승인을 마치고 60~70평형대의 대형 고급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11~15층 12개동 659가구 규모의 래미안1차의 조합원분 시세는 평당 3,000만원을 웃돈다. 가장 큰 47평형은 호가가 평당 3,800만~4,000만원선에 육박한다. 래미안2차는 이보다 다소 낮은 평당 2,700만~3,400만원(30~40평형대 기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시장은 침체의 분위기가 역력하다. "자고 나면 5,000만원이 오른다"던 말이 무색하게 이 지역 집값은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함께 동반 하락의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그 어느 지역보다 집값 상승이 가파른 곳이었던 만큼 하락의 골도 깊은 셈이다. 호가 자체는 큰 변동이 없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하락폭이 만만치 않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래미안(11단지) 33평형의 호가는 10억~11억원선이지만 일부 급매물들은 8억원선까지 내려 앉았다는게 이지역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매물이 많은 것은 아니다. 최근 조합원 토지지분 등기가 완료되면서 준공때까지는 매매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양도세 부담이 큰 것도 매물이 많지 않은 이유다. 이같은 거래 중단 상황은 래미안1차뿐 아니라 기존 아파트들도 마찬가지였다. 각 단지내 상가에 자리잡은 중개업소마다 문만 열어놓았을뿐 드나드는 손님의 발길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지역 B공인 관계자는 "아직 상당수 매도자들은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지만 대출 규제 강화등으로 급한 매물들은 1억~2억원까지 호가를 낮춰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그마저도 찾는 사람이 없어서 시세로 봐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지 중개업소들은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도자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앙동 C공인 관계자는 "일부에선 하반기에는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얘기하지만 아무리 봐도 '호재'가 없다"며 "하락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은 저층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그나마 2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을뿐 나머지 저층 단지들은 초기 추진위 단계를 벗어날 기미 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지역 A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규제에 대한 부담이 강남 못지 않은데 재건축이 추진될 수 있겠느냐"며 "주민들조차 사업 추진에 무관심해져 버린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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