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러 막아라" 비상

지방선거 후보자 캠프 자구책 마련 부심
사설 경호업체에 신변보호 요청등 잇따라
"野정치인 제도적 경호시스템 필요" 제기

5ㆍ31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정치테러’ 비상령이 떨어졌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으로 ‘정치 테러’에 대한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각 지역 선거캠프에서는 유력 당선 후보자들의 신변보호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현실적으로 ‘선거 경호’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선 유력 후보 선거캠프에서는 사설 경호업체에 후보자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한편 후보자 보호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 대표 피습 현장을 바로 곁에서 목격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은 “그동안 따로 경호를 하지 않다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허술한 경호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며 “자원봉사로 캠프에 참여한 젊은이들 가운데 유단자들을 골라 ‘보이지 않는’ 주변 경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박 대표 피습사건이 우발적이라기보다는 사전에 박 대표의 유세 동선을 파악하고 범죄도구를 준비하는 등 치밀한 계획하에 진행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당직자들만으로는 역부족이고 전문 경호요원들의 경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위 정치인과 외국 유명인사 경호를 전담하는 사설 경호업체에는 이번 사건 이후로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사설 경호업체의 한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재계 주요 인사나 인기 연예인들에 대한 경호업무 요청이 많았다”며 “선거와 관련해서는 대선 때 이외에는 후보자들에 대한 경호요청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루 십여통의 문의전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사설 경호업체는 후보자와 유권자들과의 거리감을 고려해 사복을 입거나 당직자처럼 보이는 전략 등 ‘선거용 경호’를 개발, 각 선거캠프를 노크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박 대표 피습사건과 관련, 한나라당 비서실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경호업체 경험이 있는 3명의 요원을 채용해 박 대표 경호를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은 ‘무장 기습’에 대비하기보다 평소 박 대표를 근접 수행하며 주변 소란 등에 대비한 최소한의 방어선 확보에 치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측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와 접촉해야 하는 후보자에 대한 완벽한 경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허태열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야당 정치인이 국민을 접촉하는데 당이 나서서 경호를 이유로 현장을 심하게 통제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제도적 경호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도 관계 당국을 향해 “5ㆍ31 지방선거가 국민축제 속에 치러질 수 있도록 여야 정치인과 후보들의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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