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단일통화 만들자"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남미 국가들이 에너지 통합을 위한 ‘남미 에너지위원회’를 설립한 데 이어 단일통화 논의를 본격화하는 등 역내 경제공동체 구축에 속도를 높였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코차밤바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미국가연합은 단일한 통화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며 “단일통화의 명칭은 ‘파차(Pacha)’로 하자”고 제안했다. ‘파차’는 원주민 언어로 ‘땅’을 의미한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은 통합체로서의 모습을 갖추는 데 50년이 걸렸다”며 “남미 국가들간 이견을 해소하고 통합을 빨리 이루기 위해서는 단일 통화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남미 국가도 단일 통화 구축에 적극적이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헤게모니에 대항하기 위해 남미도 단일 통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남미 단일통화의 이름을 ‘수크레(Sucre)’로 하자고 제안했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남미 화폐가 하나로 통합된다면 에콰도르가 2000년 9월 금융위기 때 채택한 미국 달러화 공식통화 정책을 폐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남미 국가간 무역대금 결제에서 상호 자국통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단일 통화에 부정적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