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포항건설노조의 막무가내식 파업

[기자의 눈] 포항건설노조의 막무가내식 파업 곽경호 기자 kkh1108@sed.co.kr 포항건설노조의 장기파업이 관내 기업들의 '탈 포항' 현상을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포항 지역에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들마저 발길을 되돌리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포항건설노조의 80여일간에 걸친 장기파업이 기업도시 포항을 '파업도시'로 전락시키더니 결국은 '반 기업도시'로 몰아가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기업유치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기업들이 포항을 외면하는 사태는 포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심각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은 총 30만평에 달하는 블록공장을 포항시 흥해읍 일대에 짓겠다며 지난 2004년 포항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의 포항진출 계획은 포항시의 파격적인 기업유치 노력뿐만 아니라 '노사 평화지역'으로 인식되는 포항시의 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다. 현대중공업은 1차로 10만평 규모의 블록공장을 지난해 말 완공, 가동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그러나 최근 들어 2차 공장 건설을 유보시켰다. 기업 내부적 요인도 있겠지만 포항이 파업도시로 '급전직하'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노사평화를 제1의 경영기조로 삼고 있는 현대중공업으로선 포항진출 유보가 어쩌면 당연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현대중공업의 한 협력업체 사장은 "블록공장을 건설하려면 수많은 협력업체들도 동반 진출해야 하는데 파업에 몸서리치는 협력업체 사장마다 포항건설노조 파업사태를 지켜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건설노조의 막무가내식 파업으로 인해 기업들마다 이 같은 '반 포항' 인식이 확산되면 포항경제는 앞으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미 지역에선 포항건설노조 파업사태를 계기로 '탈 포항' 현상이 심각한 상태로 접어들었다. 포항시 인구는 최근까지 51만6,000여명을 유지해오다 4월 말에는 50만6,200명으로 줄더니 최근 넉달 동안만 또다시 880여명이나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해 동안 적어도 3,000∼4,000명이나 줄고 조만간 인구 50만명선도 무너질 처지다. 포항이 환동해권 최대의 기업도시에서 그저 그런 군소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포항건설노조 파업이 국가 경제의 한 축인 '포항경제'를 망가뜨리는 씻을 수 없는 우를 범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입력시간 : 2006/09/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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