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의 지난해 재무개선계획 이행실적을 평가한 결과 전 그룹이 금융감독원의 이행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그룹은 8개 재무이행 항목 중 4개항목의 달성이 부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으로부터 경고조치를 받게 됐다. 그러나 올 1·4분기 이행실적에서는 경기상황이 호전된 데 따라 5대 그룹 전부가 채권단으로부터 합격판정을 받았다.5대 그룹 이행실태평가위원회는 16일 서울 제일은행 본점에서 2차 평가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5대 그룹 재무약정 이행결과를 논의했다.
5대 그룹 채권단은 17일 주요채권단협의회를 열고 그룹별 제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채권단은 지난해 이행실적이 미달된 데 대한 제재를 현실화시키기는 힘들다고 판단, 제재는 경고수준에서 끝날 전망이다.
본사가 입수한 5대 그룹의 재무약정 이행실태평가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그룹별 이행실적을 평가한 결과 현대그룹의 경우 평가항목 중 계열사 정리, 자산매각, 외자유치, 분사화 등 4개 항목의 달성률이 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환은행은 이에 따라 이날 평가위원회에서 『현대계열에 재무구조개선계획 이행실적이 부진했음을 경고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1분기 이행실적에서는 2분기 이행실적부터 평가할 예정인 부채비율을 제외하고는 전부 당초 계획을 초과 달성했다.
대우그룹도 지난해 이행실적 평가항목 중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부분의 이행실적이 극히 부진했다. 유상증자는 달성률이 3.5%, 자산매각은 33.6%에 불과했다. 재평가 적립금(2조9,200억원)과 계열사간 현물출자 부분을 제외한 부채비율도 무려 527%에 달했다.
이에 따라 대우그룹에 대해서도 채권단 전체협의회에서 경고 등의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그룹도 1분기 이행실적에서는 전 항목에서 목표를 달성했으며, 특히 외자유치에서 150%의 목표달성률을 기록했다.
삼성·LG·SK그룹도 지난해 이행실적에 대한 2월 1차 평가위원회에서는 양호한 실적으로 판정됐으나 강화된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한 이번 회의에서는 두가지 항목 이상에서 목표에 미달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자산매각의 목표달성률이 73%, 유상증자가 89%에 머물러 부채비율도 재평가분을 제외하고는 당초 목표보다 5%가 미달됐다.
LG도 계열사 정리, 유상증자, 외자유치 실적 등의 지난해 실적이 목표에 미달했으며 SK는 계열사 정리, 자산매각에서 함량미달로 평가됐다. 이들 그룹은 1분기 중 이행실적에서는 전 항목 모두 100% 이상을 달성했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