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 경영혁신] 우편배달에 패스미스는 없다

축구에서 중요한 건 선수들간의 정교한 「패스」다. 패스 미스가 잦으면 게임에서 이길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우체국에서도 패스는 중요하다. 아니, 패스야 말로 우체국의 생명이다. 우편물에 대한 패스 미스가 잦으면 국민은 우체국을 신뢰할 수 없다. 우리나라 우체국의 우편물 패스(송달)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지난 6월 한국갤럽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4일 이내에 배달돼야 할 보통우편은 98.2%, 하루 안에 전달돼야 할 빠른우편은 95.4%가 정해진 시간내에 정확히 배달됐다. 올초 정부가 세운 목표치(보통우편 95%, 빠른우편 92%)를 초과달성한 것이다. 이는 특히 빠른우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영국(91.2%)이나 스위스(93.0%), 뉴질랜드(94.1%) 등 선진국보다 높은 수치다. 송달 성공률에서 제외된 나머지 보통우편 1.2%와 빠른우편 4.6%도 배달에 실패한 건 아니다. 대개는 정해진 일정보다 하루, 이틀 지연됐음을 뜻한다. 배달사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사고는 총 1,484건이었다. 그러나 배순훈장관 취임 뒤 올들어 10월말까지 우편물 배달사고가 단 5건으로 크게 줄었다. 정통부 관계자는 『올초 시작된 우정업무 혁신 운동 「오픈 2001」이 우체국 직원들 사이에 깊숙히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패스 미스를 아예 없앨 방법은 없을까. 없다. 적어도 우체국 직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송달 성공률을 100%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 각 분야의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뜻이다. 우선 비과학적인 번지제도가 재정립되고 체계화돼야 한다. 또 일반인들도 우체함을 만드는 등 우편물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집배원들이 보통우편을 안방 책상까지 가져다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심심풀이로 하는 우편물 절도 행위도 사라져야 한다. 부산우체국 관계자는 『우편물 송달률 98%면 우체국 직원이 할 수 있는 한계 수준』이라고 말했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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