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비상… 한국에 난리 터질 위기 상황
더 추워진다는데… 영광 원전 재가동 지연땐 제2 블랙아웃 우려■원전 위조부품 파문… 겨울철 전력수급 초비상위조 부품 무려 5000개 넘어 두달내 전면교체 가능할지 의문5·6호기 연내 원상복구 안되면 1~2월 예비전력 고작 30만kW
윤홍우기자seoulbird@sed.co.kr
원전 23기 중 7기가 고장 또는 정비… 내년 1~2월 예비력 30만 kW까지 떨어질 수 도
원자력 발전소 위조부품 공급 파동으로 영광 5, 6호기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가뜩이나 불안한 겨울철 전력 수급에 초비상이 걸렸다. 각각 100만kW(킬로와트)급에 달하는 원전 2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국이 순환정전(블랙아웃)에 들어갔던 지난해 ‘9·15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는 연말까지 영광 5, 6호기를 복구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부품 조달 등이 차질을 빚을 경우 동계 전력 피크가 예상되는 내년 1월의 전력 고비를 넘길 마땅한 대책이 없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전체 23기 원전 중 고리3호 영광3호, 울진 6호 등 3기가 예방정비를 받고 있고 울진 4호기는 장기수리, 월성 1호기는 고장으로 멈춰선 상태다. 영광 5, 6호기가 이날 가동 중단되면서 원전은 말 그대로 ‘부상 병동’이 됐다.
현재 원전이 전체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 정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경우 전력 수급은 점점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경부에 따르면 11월~ 12월 중 예비력은 275만~540만 kW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1월과 2월에는 예비력이 급감해 230만 kW에 불과할 전망이다. 지경부는 현재 1월 셋째 주 정도에 동계 전력 피크가 올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영광원전 5, 6호기가 연말 안에 모든 부품을 교체 하고 재가동 된다는 가정 하에 나온 것이다. 만약 부품 조달 차질로 영광원전 5, 6호기 가동이 지연될 경우, 1~2월 예비전력은 30만㎾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내려가면 지역ㆍ광역 단위로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순환 정전 사태가 찾아온다. 실제 영광 5, 6호기에 사용된 위조 부품은 5,000여 개가 넘기 때문에 두 달 안에 전면 교체가 가능할 지 의문이다.
여기에 최근 연일 발생하고 있는 원전 고장까지 겹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올해 원전 가동정지 사례는 11월 초까지 총 9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5건보다 4건이 늘어 난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원전 가동정지 일수도 58일이나 됐다. 결국 영광원전 5, 6호기 재가동이 연말 안에 이뤄지지 못하고, 다른 원전 발전이 정지될 경우 전국적인 전력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겨울은 작년보다 더욱 강한 한파가 예상된다. 하계 전력 피크에서는 정부가 에너지 절감 대책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지만, 동계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경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더울 때 에어컨을 끄라고 할 수 는 있지만 추울 때 보온을 하지 말라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동계에 전력 수급 관리가 더욱 어렵기 때문에 원전 중단에 따른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