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사이즈는 수익률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펀드 운용규모가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수익률에 긍정적이라는 주장과 민첩성이 떨어져 시장변화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운용규모가 큰 펀드들의 성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메리츠증권이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순자산 규모 10억원 이상인 주식형 펀드 280개를 분석한 결과 사이즈가 클수록 수익률이 더 높았다. 280개 펀드를 운용규모 순으로 70개씩 4개 그룹으로 나누었을 때 사이즈가 큰 그룹의 수익률은 144.79%로 가장 높았다.
사이즈가 두 번째로 큰 그룹이 129.23%의 성과를 올려 뒤를 이었고 가장 작은 그룹과 두 번째로 작은 그룹은 각각 113.1%, 114.24%를 기록해 사이즈가 작아질수록 수익률이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사이즈가 가장 큰 그룹과 가장 작은 그룹의 수익률 차이는 무려 31.69%포인트에 달했다.
또 순자산 규모 상위 10개 펀드와 하위 10개 펀드의 최근 2년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상위 펀드의 2년 평균 수익률이 60.49%, 1년 평균 수익률이 11.16%였던 반면 하위 펀드의 경우 각각 53.5%, 9.33%를 기록해 상위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양호했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순자산금액 4,304억원으로 10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이 2년 수익률 78.42%, 1년 수익률 19.05%로 가장 높았다. 순자산 2조1,168억원으로 가장 덩치가 큰 한국투신운용의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1Class A’는 77.85%의 2년 수익률을 기록해 두 번째로 높았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대형 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다는 것은 국내 펀드들의 대형화가 수익률을 침해하는 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소형 펀드의 경우 상대 수익률도 낮고 갈수록 펀드 사이즈가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펀드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