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0일 오전 김영삼(金泳三.YS) 전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했다.
배석자가 포함됐던 최규하(崔圭夏), 전두환(全斗煥) 두전직 대통령 예방때와는달리 이날 회동은 독대 형식으로 30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국가보안법 폐지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그것마저 폐지되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고, 의문사위 논란과 북한 함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월선 사건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고 박 대표가 전했다.
독대에 앞서 두 사람은 거실에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 데 인사를 나누고 잠시 환담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요즘 어떻게 된 판인 지 걱정이 많다"며 "그중에서도 한미관계가 가장 중요한 데 미국인들이 완전히 고개를 돌려버렸다"고 말하고 "중국을 가장중요한 나라라고 말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중국은 우리를 변방취급하고 모욕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신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정치, 정당에 관심이 없다"며 "정치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접촉하는 데 그들은 절대 정치 이야기하지 않는다. 좋은 현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 대표가 대표가 됐기때문에 그만큼 이길 수 있었다. 그 정도면 여당을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라고 격려하고 "(정치는) 숫자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힘, 지지가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가 "당의 지지, 국민의 신뢰회복은 대표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당 전체가 같이 가야 한다"고 말하자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이 대표이고, 대표가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싫어도 따라오고 국민이 지지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대표가 예전 같이 힘이 없다. 국민의 뜻을 대신해 올바르게 나아가는 것 외에는 힘이 없다"고 말했고, 김 전 대통령은 "당 체제, 운영방식에 문제가있다. 중심을 잡고 정의롭게 나가면 안따라 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의문사진상규명위 전직 조사관 김삼석씨가 "간첩누명을 쓰고 투옥된 사실을 왜곡해 간첩으로 몰아 명예를 훼손했다"며 박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고소한 데 대해 "간첩이 민주화인사가 되고 야당 대표를 고발하고, 그 다음 순서가뭐가 될 지, 어디까지 갈 지, 지켜보겠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