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마켓] 침묵 깬 화학주 강세 이어질까

中경기 불확실성 여전… 추가 상승 제한적
낙폭과대 따른 반등 분석 속 3분기 이후 업황 회복 기대
LG화학·한화케미칼 관심을


화학주들이 오랜 침묵을 깨고 최근 반등에 성공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학주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화학업종 지수는 지난달 25일을 저점으로 13% 이상 상승하며 그 동안의 하락폭을 만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6.9%)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시장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반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6월 이후 낙폭이 확대된 데 따른 반작용에 불과하다는 다소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우선 지난 2012년 11월 중순 이후 화학주들의 주가 움직임이 현재 반등 분위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뒤 반등하는 과정에서 화학주의 상승폭이 컸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9월부터 11월 중순까지는 미국 재정절벽 우려로, 올해는 6월 양적완화 축소 논란과 중국 유동성 경색 우려 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급락했다.

화학주의 주가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중국 경기 상황도 당시와 비슷하다. 당시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4%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2분기 중국의 성장률은 7.5%였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화학주 반등의 근거가 중국 경기가 저점이라는 인식과 경착륙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점으로,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화학주들의 반등 이유와 유사하다”며 “밸류에이션, 이익, 주가 측면에서 당시와 비교해 볼 때 최근 화학주 반등은 지난 6월 확대됐던 낙폭에 대한 반작용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화학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2.1배로, 지난 2012년 이후 최고치이고, 이익 예상치도 최근 한달 동안 3%나 하향조정 된 상태”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추격 매수는 자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도 화학주들의 반등이 지속되는 데 부담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7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한 47.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시장 전망치였던 48.2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번 집계 결과로 중국 제조업의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PMI지표의 하락폭이 큰 것은 시장 참여자들의 경기 둔화 우려가 그만큼 높고, 아직 회복 신호를 논할 시점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투자와 제조업 경기가 동시에 둔화되는 움직임이 시장의 우려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학주들의 실적도 2분기까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순수화학과 태양광 관련 업체 실적이 부진을 이어가고, 정유업종은 정제마진과 화학제품 마진 감소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3분기 이후 업황 회복으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에는 석유화학ㆍ정유업종이 전분기 대비 개선된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중국 등 경기전망이 불투명함에도 공급제한 등으로 수급 여건이 나아지면서 제품마진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화학주 내에서도 기업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화학주는 중국의 경기회복이 중요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자체적인 성장 스토리를 보유한 기업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는 설명이다. 이용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화학은 석유화학 시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고, 중대형 전지의 성장성이 재부각 되고 있다”며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시황 호전에 따른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는 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에 머물 정도로 여전히 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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