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 산하 노사관계발전추진위원회(이하 노발추)가 18일 노사 상급단체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현행 기업별 노사관계를 탈피해서 업종별 및 지역별 등 다양한 협상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또 노사에게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화와 타협에 의한 합리적인 협상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노발추가 추진하는 방안들은 아직까지 아이디어 차원에 그치고 있고, 노동계와 사용자가 모두 배제되어 있어 노ㆍ사ㆍ정간에 실질적인 합의를 통해 실제 진행되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간 협상 채널 다양화=노발추는 청와대 노동TF, 재경부, 노동부 등 정부와 노동연구원ㆍ무역연구소 등 학계 10여명이 참여한 노사정위 자문기구로서 중장기 발전전략을 마련, 올 연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발추의 중요 추진과제 중의 하나는 노사간의 협상채널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 노사 협상은 대부분 개별기업간에 진행됨으로 인해 갈등이 고조되고 사회ㆍ경제 전반적인 노동현안에 대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등 각종 문제점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노발추는 업종별 및 지역별 노사정협의회를 상설하거나 지역별 노사정위원회 등을 활성화시켜서 노사간에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최대한 늘릴 것을 추진하고 있다. 노발추는 이날 “중층적 협의구조 형성을 통해 노사관계 시스템의 조정 및 통합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발혔다.
◇상급 노사단체 재정 지원 확대= 노발추는 노사간 채널을 다양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원이 반드시 뒷따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선 노사정위 상임위원은 “업종별 지역별 노사협의회의 제도화를 핵심과제로 추진하기 위해 노사가 업종별ㆍ지역별 노사협력 사업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충하겠다”며 “선진국처럼 업종별 인력 개발위원회 등을 마련, 사업을 추진하면 재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노총ㆍ민주노총ㆍ경총 등 상급노사단체가 노동 연구소를 설립하면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노사 양측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노사간에 정책 등 현안을 놓고 감정적인 대립이 앞섰을 뿐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정책 입안능력이 노사 모두에게 떨어졌기 때문에 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발추는 “노사 지도자의 국내외 전문교육과정을 지원하고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며 “노조간부의 경력 및 정책 능력 향상차원에서 노동관련 공공기관에서 참여시키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과 제도의 선진화=노발추는 노사관계의 안정적인 제도화를 담보할 수 있도록 노동부를 중심으로 법과 제도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 하반기까지 개선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제도 개선 대상은 쟁의행위 정당성 부여 강화와 직권중재제도 적용 범위 축소 및개선안 마련, 직장폐쇄 제도 개선, 노동위원회 조정기능 확대 등이다.
노발추는 공공부문에서 단체교섭 체계와 운영을 합리화하고 지역 및분야별 노사협의 채널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대기업 노동시장의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변화시키고 영세기업과 비정규 근로자의 고용을 보호함으로써 근로자간 격차를 줄이기로 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