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내각 사퇴 등 대대적인 쇄신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가 그동안 세월호 사건 피해자들의 구조가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자제했지만 정부의 무능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이 같은 맹공을 퍼붓는 것으로 해석된다.
설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사고에 대한 지원대책을 논의하는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내각 총사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설 의원은 "정부가 상황에 대처하는 것을 보면 어이없음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이걸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면서 "지금은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 있어 이런 말을 하기가 그렇지만 전 국무위원들이 함께 물러나면서 이 상황을 수습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이어 "그래야 국민들이 이 상황에 대한 정부 자세가 제대로 되고 있구나 할 것"이라며 "부총리도 대통령에게 그런 준비를 하라는 건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재선 의원은 "모든 의원들의 속이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수색작업과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정부 책임론에 대해 자제하고 있다"며 "만일 구조작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의원들과 지도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과 내각 쇄신 주장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아마 모든 의원들이 정부가 하고 있는 행동 하나하나를 모니터하고 있을 것"이라며 "내각 총사퇴 등 책임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열린 기재위 회의와는 별개로 세월호 진상조사팀 첫 회의를 열고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따져야 할 수많은 의혹들이 있지만 지금은 구조활동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본 사태의 문제점과 각종 의혹 및 수사 과정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말씀을 분명하게 강조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세월호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안상돈 합수부 검사가 '해경도 수사 대상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말끝을 흐리는 등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철저히 모니터링 하고 자료를 축적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진상규명을 할 것인지 냉철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각을 세웠다.
야당이 이처럼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고 진상조사팀을 가동하면서 내각 총사퇴 등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세월호 구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부 차원에서 최대한 자제를 하고 있지만 수색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책임론이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