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직 살아있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미키마우스' 지은희(26∙캘러웨이)가 오랜만에 국내 팬들에게 인사했다. 지난해 10월 스카이72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근 1년 만이다.
6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1라운드에서 만난 지은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응원하는 팬 분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올 시즌 안에 꼭 승수를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해 그해 웨그먼스 LPGA 대회 우승과 브리티시 여자오픈 공동 3위로 화려하게 미국무대에 안착한 지은희는 이듬해 US 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며 '메이저 퀸' 타이틀을 얻었다. 통산 상금은 275만달러(약 31억원).
하지만 2010년과 지난해 톱10에 한 차례도 오르지 못하는 부진의 늪에 빠졌고 점점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 "2년 전 스윙을 교정해 지금은 충분히 적응한 단계"라는 지은희는 "올해 LPG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뒤 바로 다음 대회에 개인 사정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리듬이 조금 깨졌었다"고 털어놓았다. 지은희는 올 6월 메이저대회인 LPGA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에 올라 통산 3승 기대를 높였지만 최종 공동 2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지은희는 5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미키마우스를 닮은 앳된 용모는 여전하지만 지은희도 어느덧 LPGA 투어 5년차. 한때 영어인터뷰를 못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던 그는 보스턴에 거주하면서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영어에 익숙해졌다. "1승을 목표로 삼고 데뷔했던 때가 벌써 4년 전"이라는 지은희는 "남은 목표는 상금왕"이라고 힘줘 말했다.
5일 자선대회로 열린 한화생명배 메이저 퀸스 채리티(9홀 경기)에서 박세리∙최나연 등을 제치고 우승한 지은희는 이날 본대회 1라운드에서 1오버파 20위권으로 무난하게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