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매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가격이 폭락하며 감정가가 낮아진 물건들이 올해 집중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투자가들의 응찰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부동산 경매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낙찰된 물건의 총 합계는 14조3,500억원으로 지난해의 낙찰가 총액(11조7,175억원)을 이미 앞질렀다. 또 이는 경매 사상 낙찰가 기준 최고 금액이다. 종전 최고 낙찰가 총액은 2006년에 기록된 13조7,025억원이다.
경매로 나온 물건 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말 기준 올해 전국에서 진행된 전체 경매 건수는 26만9,13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만606건)보다 2만8,528건이 더 많았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의 물건 수가 크게 늘어 지난해는 서울ㆍ인천ㆍ경기권에서 1만2,796가구가 경매 법정에 나왔으나 올해는 11월까지 1만9,394가구가 경매에 부쳐졌고 연내에는 2만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으며 원리금 부담을 이기지 못한 집주인들이 보유 주택을 대거 내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 중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아파트는 10월 62억2,300만원에 낙찰된 서울 강남구 상지리츠빌 카일룸2차였으며 토지 중에서는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일대 4만6,347㎡의 부지가 506억4,000만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압류에서 입찰에 부쳐지기까지 6개월가량 소요되는 경매의 특성상 지난해 집값 하락현상이 올해는 도리어 경매시장 활성화의 주 원인이 됐다"며 "1997년 IMF 이후 집값 하락기 뒤에는 경매 시장에 사람이 몰린다는 속설이 입증된 셈"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