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대전, 출사표 던진 CEO] <6> 노종호 이랜드 면세점 대표

쇼핑하고 유람선 관광하고… 中 관광객 1000만 시대 열겠다




'의·식·주·휴·미·락' 퍼즐 완성… '준비된 사업자' 면모 선보일 것

홍대 문화·크루즈·면세점 쇼핑… 패키지로 연결해 즐길거리 제공

中 완다그룹과 면세사업 손잡아 VIP 여행객 연 100만명 한국행

세계 1위 듀프리도 든든한 지원


"호텔·크루즈·식음료·패션·레저·여행 등 관광객을 위해 모든 콘텐츠를 갖춘 이랜드 그룹에게 면세점은 화룡점정입니다. 21년의 중국 현지 경험을 십분 활용해 중국 VIP 관광객 100만명을 신규 유치해 중국인 관광객 1,000만시대를 앞당길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사대문 안의 면세점과 관광지는 이제 외국인들도 식상해 합니다. 합정동을 중심으로 잠두봉, 선유도·양화 선착장을 추가로 개발해 한강 서부권역에 새 관광벨트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노종호(사진) 이랜드 면세점 대표(내정자)는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의·식·주·휴·미·락 여섯 개의 콘텐츠 중 유일하게 빠진 퍼즐 조각이 면세점"이라며 "면세점 사업을 오래 고민했고, 외국인 관광객에 맞춰 운영하면 기존 사업자보다 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준비된 이랜드 면세점'을 강조했다.

중국 사업에 대한 이랜드의 노하우를 두고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이랜드는 1994년 중국 진출 21년 만에 현지에서 티니위니·로엠·스파오 등 44개 브랜드를 론칭, 7,3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직원수만 3만명이 넘는다. 고급 백화점 250~300곳에 입점했으며, 쇼핑몰마다 이랜드 브랜드를 유치하지 않고서는 장사가 안 될 정도다. 덕분에 이랜드는 그룹의 한 해 매출 중 4분의 1을 중국에서 거둬들인다.

정부가 신규 면세점에 거는 기대는 뭘까. 중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앞당기는데 일조하는 면세점을 바라고 있다는 게 이랜드 측 계산이다. 노 대표는 이랜드가 국내에서 운영하는 크루즈 유람선의 경우 2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 중국인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된 이랜드의 합류로 새로운 관광 시대가 열릴 것으로 자신했다. "지금은 저가 마이너스 고객이 문제죠. 이랜드의 다양한 콘텐츠로 만족도를 높이면 저가 관광 상품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대신 제값 주고 한국을 즐기러 온 신규 관광객을 창출하고 20%에 불과한 재방문율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랜드는 이달 초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10년 넘게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중국 최대기업인 완다그룹과 '면세사업 협약식'을 맺었다. 이랜드는 모예밍 완다그룹 부회장으로부터 중국 VIP 여행객을 한국에 5년간 연간 100만명 이상 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세계 최대 면세점인 듀프리 역시 든든한 지원군이다. 일부에선 외국계 기업까지 끌어들였다고 지적하지만 듀프리의 끈질긴 구애로 윈윈 전략을 짰다는 설명이다. 노 대표는 "듀프리 측은 이랜드차이나에서 잘 팔리는 콘텐츠를 듀프리 면세점에 입점시키고 싶다고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다"며 "듀프리는막강한 바잉파워를 통해 글로벌 명품을 입점시키는 동시에 시스템 및 인력 지원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랜드는 듀프리와 손잡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면세점 진출도 검토 중이다.

이랜드의 면세점 후보지는 홍대 상권이다. 조사 결과 중국 관광객 10명 중 9명이 홍대를 방문하는 등 이 지역이 명소로 부상했지만 대형 면세점이 없어 불만이 많았다. 또한 신촌·홍대 복합관, 강서 그랜드 백화점, 마곡 R&D 센터 등 서부권 벨트에 투자한 이랜드의 전략과도 맞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인근 한강 유람선 콘텐츠를 잘 활용하면 관광객의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노 대표는 "하루 해외 관광객 2,000~3,000명이 한강유람선을 이용하는데 입찰 주자 중 크루즈 운영은 이랜드뿐"이라며 "올해 여의도~반포~뚝섬 신규 노선을 열고 홍대 거리 문화, 와팝 공연, 크루즈, 면세점 쇼핑 등을 패키지로 연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중소·중견 브랜드 지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향점은 단순한 입점과 홍보에서 나아가 중국 진출의 확실한 통로가 되겠다는 것. 노 대표는 "이랜드와 손잡음으로써 중소·중견 브랜드는 여느 면세점보다 중국 시장에 더 빨리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랜드가 거래하는 중국의 250~300개 백화점 채널에 다리가 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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