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호가 내년 출범 첫해에 경제성장률 목표를 올해처럼 7.5%로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취약한 민간 부문 회복과 소비진작을 위해 내년에도 올해처럼 '적극 재정, 신중한 통화정책'이라는 거시 운용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8년 말처럼 4조위안 정도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지는 않겠지만 재정을 적극 풀되 부동산 거품이나 물가상승 등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하 등에는 신중하겠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12월 중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내년도 경제운용 기조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제일재경일보가 26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앞으로의 경제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첫번째 주요 회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신문은 정부 경제정책 수립을 자문하는 한 전문가를 인용해 "내년 성장률 목표를 7.5%로 제시한 것은 안정성장과 구조조정을 통한 성장 방식의 전환을 추진하는 12차 5개년계획(2011~2015년)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오는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과도 부합한다"고 전했다.
2020년까지 국민소득을 두 배로 늘리려면 연평균 6.8%의 성장이 필요한데 2015년까지 연평균 7.5% 성장하고 이후 5년 동안 6.5% 성장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전문가는"1~9월 중 신규 취업자는 1,024만명으로 9월 말 현재 실업률은 4.1%"라며 "성장률을 7.5%로 낮추더라도 내년에 신규 취업자 900만명, 실업률 4.6%를 실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차기 총리로 취임하며 중국경제를 진두지휘할 리커창 부총리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7%대의 성장만 해준다면 2020년까지 국민소득을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진(中金)공사의 펑원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률 7.5%를 달성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내년에도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거시정책 기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적자재정 규모를 올해보다 확대함으로써 재정부양을 통한 경기부양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중국경제는 동남아ㆍ인도 등의 수요가 늘어나며 수출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데다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당국의 인프라 투자확대 등의 효과가 나타나며 올 4ㆍ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인민대 경제연구소는 4ㆍ4분기 성장률이 8.4%에 달해 올해 연간 성장률이 8.0%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9.3%로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골드만삭스ㆍJP모건 등 서방 투자은행들도 중국경제가 인도와 베트남 등 제3세계로의 수출이 늘어나고 미국경기도 회복되면서 내년에 8%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의 통화팽창 속도가 빨라 내년에 과잉유동성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10월 말 93조6,400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14.1% 늘어난 중국의 총통화(M2)는 내년 1ㆍ4분기에 100조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8년 말 47조5,200억위안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할 때 불과 4년 만에 두 배로 급증한 것으로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