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2천800억달러 규모의 부당이득 반환 소송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담배회사 비리 내부 고발로 유명해진 제프리 와이겐드의 증언이 31일 진행됐다.
다우존스는 미국의 3대 담배제조사였던 브라운 앤드 윌리엄스(B&W)의 연구개발담당 책임자를 지낸 와이겐드가 워싱턴 지방법원에 제출한 서면 증언을 통해 B&W가 흡연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니코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니코틴을 디자인했다"면서 "사람들이 흡연한 유일한 이유는 니코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B&W가 흡연자들의 니코틴 흡수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 암모니아를 첨가했으며, 연소시 니코틴의 효과를 강화해주는 화학물질 아세트알데히드를 생성하는 설탕을 첨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B&W가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고농도의 니코틴을 함유한 담배 개발에 나섰으며, 좀 더 안전한 담배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막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담배회사측은 와이겐드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B&W측 변호사인 데이비드 버닉은 와이겐드가 지난 95년 미시시피 법정에서 말한담배회사가 쥐약을 파이프 담배에 사용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이겐드도 이에 대해 기술적으로 부정확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니코틴 수준을 조작했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버닉 변호사는 또 와이겐드가 담배소송 전문 변호인들의 자가용 비행기, 주택,요트 등을 이용했다면서 와이겐드와 담배소송 전문 변호인들간의 금전적 유착 의혹관계도 제기했다.
그는 와이겐드가 콘도미니엄 구입을 위해 담배소송 전문 변호사로부터 지난 2001년 50만달러도 빌렸다고 주장했다.
이번 증언은 담배회사가 지난 수십년 동안 담배의 위험성을 은폐하고 대중을 속임으로써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5대 담배회사를 상대로 2천800억달러 규모의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제기한 데 따라 이뤄졌다.
이 소송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한편 워싱턴 항소법원은 이와 별도로 정부가 이런 금액의 반환 소송을 취할 수있는지 여부에 관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