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 우리 기름] 루트피 인도네시아 비피미가스 부회장

"한국 투자자에 유리하게 유전개발 계약조건 완화"


“해외로부터의 유전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이기 위해 계약조건을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투자여력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기업들이 메이저회사들의 인력과 기술을 이용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석유ㆍ가스산업 감독기관인 비피미가스(BPMIGAS)의 아크마드 루트피(사진) 기획담당 부회장은 인도네시아 석유산업에도 완화해야 할 규제가 여전히 적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관료형식주의와 함께 이익의 배분을 둘러싼 지방정부와 중앙과의 갈등도 있다”며 “석유사업의 행정절차의 최소화와 간소화, 개발승인시의 부조리 해소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다만 면적 192만㎢, 인구 2억3,000만명이라는 국가 규모를 감안, 중앙의 방침이 현장의 실무단위까지 스며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와 석유업체가 수익을 나누기 위해 체결하는 ‘생산물분배계약(PSA)’을 투자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향으로 수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동아시아 2위 산유국이지만, 매장량 감소와 함께 2000년을 전후한 정치적 혼란, 석유산업에 대한 복잡한 규제는 해외 석유업체들의 이탈을 촉진하며 이 나라의 원유생산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렸다. 게다가 국내산업의 발전으로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라는 명성을 무색케 하고 있다. 원유생산량은 지난 2005년 하루평균 106만배럴까지 하락, 겨우 국내 소비량을 맞췄을 뿐이다. 국내적으로도 생산증대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천연가스만이 여전히 수출상품으로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정도다. 루트피 부회장은 “한국은 유전개발 파트너 뿐만 아니라 석유ㆍ천연가스의 수요처로서도 중요한 시장”이라고 기대를 피력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업체 단독으로는 유전개발에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며 대형 메이저업체들과의 제휴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코데코가 지난 1981년에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 탐사ㆍ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기억한다”며 “이후 지분 양도를 통해 다른 기업을 참여시키면서 지금은 효율적으로 광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루트피 부회장은 “호주의 산토스가 유토칼의 자본과 기술을 이용, 성공한 것처럼 제휴사례는 많다”고 소개하며 “글로벌 단위에서는 아직 중간규모의 크기인 한국 기업들도 코데코나 산토스 경우처럼 BP 등 메이저들과의 기술과 인력의 결합을 통해 유전개발에 보다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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