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대마 킬러 가토9단

제2보(19~33)


가토는 대마킬러로 진작부터 악명이 높다. 전세계의 고수들이 그에게 대마를 잡혔다. 한국의 이창호, 조훈현, 유창혁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마를 잘 잡는다는 것은 그만큼 수읽기가 정확하다는 뜻인데 평생을 난해한 수읽기에 시달려서인지 가토는 이 바둑을 둔 후 몇달 지나지 않아서 타계하게 된다. 말하자면 이 바둑은 킬러의 진면목을 마지막으로 보여준 기념비적인 기보인 셈이다. 가토가 타계한 직후 구리가 한 말이 있다. “농심배에서 그분과 일전을 겨룬 것은 귀중한 경험이었다. 그분에게 대마를 잡혔기 때문에 더욱 기념이 된다.” 흑19는 21에 끊기 위한 사전 공작. 축머리에 해당한다. 가토도 그것을 알므로 손을 빼기 어렵게 20으로 급격한 협공을 했지만 구리는 서슴지 않고 21로 끊어 버렸고 때이른 난투가 벌어졌다. 흑25가 검토실의 연구 대상이 되었다. 검토실의 여론은 찬반 양론이었다. 반대하는 그룹이 제시한 것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5였다. 이것으로 흑이 유망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렇지 않아. 실전쪽이 고수의 감각이야. 이런 식으로 두는 것이 여러 가지 뒷맛을 노릴 수 있지 않은가.” 이것은 찬성 그룹의 말이었다. 일단 흑 3점이 잡히긴 잡혔지만 참고도2의 흑1 이하 5로 준동하는 노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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