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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2·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문재인 의원에게 3.52%로 석패한 박지원 의원은 “결과를 인정하고 승복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국민적 인지도가 높고 대선주자를 지낸 문 의원과 맞서 41.78%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선전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의원은 이날 당선된 문 대표와 다른 당내 인사들과 악수를 한 뒤 현장을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승복해야죠. 승자가 잘해주길 바란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어 박 의원은 “우리 당의 계파정치가 청산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반이 넘는 우리 당원과 국민들이 결정했기 때문에 앞으로 문 대표가 그러한 공약대로 잘 하리라고 본다”며 “(룰 변경논란에 대해서도)선거가 끝났는데 그런 얘기 할 필요 없다”라고 깨끗이 패배를 인정했다.
정치권은 국민여론조사결과에서 유효득표율에 배제된 ‘지지후보 없음’ 문항이 반영될 경우 문 후보와의 격차는 상당히 좁혀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의원 측 지지자는 “‘룰 변경’이 없었더라면 박 의원이 승리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 의원은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에선 각각 45.76%와 44.41%를 기록해 문 대표(39.96%·43.29%를 앞섰다. 하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 29.45%에 그쳐 58.05%를 기록한 문 대표와 큰 격차를 보였다. 박 의원이 자신했던 대의원 투표에서도 문 대표를 끝내 넘지 못해 승패를 뒤집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룰 변경’ 논란으로 문재인 대표를 TV 토론회와 각종 연설에서 지나치게 몰아붙인 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박 의원은 이날 전국대의원대회 연설에서도 “한 계파가 독점하면 당이 어떻게 되겠느냐. 대선 후보 경선을 가장 공정하게 치를 사람이 누구겠느냐”며 문 대표와 친노계 의원들을 겨냥했다. 이에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목희 의원과 정청래 의원 등은 기조연설을 통해 박 의원의 지나친 공세를 문제 삼아 박 의원이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박 의원이 패배를 인정함에 따라 예상됐던 친노-비노 간 분열은 당분간 데탕트(화해)모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단 박 의원이 “지고도 이겼다”는 당내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문 대표가 4·29 재보선과 20대 총선 패배로 리더십을 상실했을 경우 박 의원의 정치력이 다시 발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