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장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구시 달서구청이 최근 아파트 분양 승인을 신청한 L모 건설업체에 분양가 인하를 권고했으나 사실상 거부 당했다.
이 업체는 달서구 상인동에 33평형(분양가 2억800만원) 422가구, 47평형(분양가3억800만원) 112가구, 55평형(분양가 3억8천830만원) 112가구 등 모두 646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키로 하고 최근 구청에 분양 승인을 신청했다.
구청측은 그러나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이유로 신청을 반려하면서 행정지도를통해 분양가 인하를 권고했다.
이 업체는 곧 구청에 33평형의 경우 100만원, 47평형과 55평형은 40만원씩 내리기로 했다며 분양 승인을 다시 신청했다.
담당 공무원은 "처음에는 '평당' 인하 가격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가구당 전체 인하가격이어서 당황스럽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달서구보다 분양가가 더 비싼 수성구에서 지난해 분양된 모 업체의 48평형 아파트의 경우 3억7천800만원이던 분양가격이 3천만원이 인하된 3억4천800만원에 분양 승인되는 등 대체로 40평형대 이상의 경우 아무리 못해도 500만원 이상 분양가격이 인하돼 왔다는 것이 구청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업체 관계자는 "건축자재 파동 등으로 사업 승인을 받은 지 1년 만에 겨우 분양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인건비는 물론이요 특히 아파트 지을 땅값이 너무 많이 올라 분양가를 내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분양가 인하 권고라는 것이 법적 제재가 뒤따르지 않는 행정지도에 불과해 사실상 어찌할 도리가 없다"면서 "모든 경제 주체가 최소한의 합리성과 상식을 갖고 살아가는 세상이 언제나 올지 답답할 뿐"이라며 씁쓸해 했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