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공격 어떻게 돼가나

경제파장·세계여론 보며 저울질 >>관련기사 지구촌 동반침체 불보듯 美-이라크 전쟁 어떻게 보나 '페르시아만의 화약고에 마침내 전화(戰火)가 일 것인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세계 이목이 걸프만으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 세기의 걸프전 발발 후 12년. 당시 미 대통령의 아들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에 이어 '사담 후세인 축출'을 공언하고 나섬에 따라 미-이라크간 한판 승부는 피할 수 없는 기정사실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비롯된 경기 둔화로 세계 경제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마당에, 두 나라의 전쟁은 막대한 인적ㆍ경제적 파장을 몰고 올 것이 불 보듯 뻔한 실정. 미-이라크간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세계 경제에 던질 파장을 진단해 본다. ▶ 부시-후세인 2차전 '점화만 남았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10일 "이라크와의 즉각적인 전쟁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밝힘에 따라 급박하게 치닫던 양국 관계는 잠시 숨 고르기에 접어든 양상이다. 이라크 공격은 미국 내에서도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온건파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 여기에 중동, 유럽, 아시아에 이르는 전세계 반대 여론이 쏟아지자 부시 대통령이 일단 한 발을 빼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시기와 무관하게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높다. 실제 미 에너지부가 7억 배럴의 전략비축유(SPR) 비축에 나서고 중동 지역내 미군 선발대 등도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은 그 강력한 증거다. 정확한 공격 시점과 관련 10월설, 2003년설 등 온갖 예측이 난무한 가운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것이 미 정부의 표면적 입장. 그러나 그 같은 미 정부의 발표는 전쟁이란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 큰 의미가 없다. 일부에서는 2004년 부시 대통령의 임기 전까지 미국의 대 이라크전이 '설(說)'로 끝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하고 있다. ▶ 미국의 공격 시나리오는 현재까지 거론된 미국측의 대이라크 공격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 우선 미군과 주변국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이 택할 수 있는 길은 아프간 전쟁처럼 소수의 미 정예군이 이라크내 반란군과 연합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중앙지휘센터를 노리는 것이다. 체제의 중앙 기둥을 신속히 무너뜨려 무력충돌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공산이지만, 이라크 반체제 세력 규합의 어려움이 최대 난제다. 반대로 대규모 지상군을 동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25만명 가량의 지상군과 수만명의 영국군을 동원, 터키와 요르단, 쿠웨이트 등 주변국을 통해 이라크를 전면 공격한다는 것. 단 병력 배치에만 3개월 가량이 소요되고 주변국 설득의 어려움과 미군측 부담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밖에 제3의 안으로 부상하는 이른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작전도 빈도높게 거론되고 있다. 수도 바그다드에 대한 집중 폭격과 함께 미-영 합동 지상군 7만명 가량이 바그다드 외곽에 집중 배치된 이라크 정예혁명 수비대를 기습해 후세인 체제를 무력화시킨다는 것. 다만 실제 상황에서는 이 3가지 안을 혼합한 절충형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어떻게 전개될까 미 군부는 후세인 대통령 축출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료들은 이라크가 "스커드 미사일을 소규모 보유하는 정도"로 보고 있으며, 중동문제 전문가들도 군 장비의 낙후와 걸프전 당시의 40% 수준으로 추정되는 병력 부족문제를 이유로 이라크가 미 군사력을 당해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후세인 대통령이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후세인 잡기'명목의 전쟁인 만큼, 코너에 몰린 후세인 대통령이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높은 것이 사실. 후세인 대통령의 무차별 반격을 사전 차단하지 못할 경우 전쟁은 뜻밖의 혼전으로 치달으며 막대한 피해를 낳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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