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전환기 남북 경협

남북화해 새 장…경협본격화 예고남북 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경협 본격화는 민족 공존과 발전의 초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양측의 산업구조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이는 민족 공동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70년대 중반 이후 터진 중동특수가 경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음을 감안할 때 북한 특수가 기대만큼 터진다면 우리 경제는 비약의 기회를 잡게 된다. 북한 특수 규모는 서해안공단 사업만 해도 220억달러 수준에 이르러 모두 수백억달러를 쉽게 넘을 것으로 북한도 경협을 통해 경제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달초 총선후 북한 특수를 언급하면서 「중동특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의 북한 특수가 있을 것이며,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로 투자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교역이 처음 시작된게 지난 88년부터였다는 점을 상기할 때 기대보다 더딘 속도다. 이번에도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다만 24일 열릴 예정인 남북경협위원회에서 실향민 출신 기업인의 고향투자방문단 추진과 서해안 공단, 평화자동차 공장 건립, 금강산 개발 사업 등 3개 시범사업만 구체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우선 황해도 해주와 평양 외항인 남포사이 2,000만평 규모의 서해안 공단을 조성하는 사업이 구체적으로 추진중이다. 800만평 공단과 배후도시 1,200만평을 건립한다는 내용으로 8년이 소요되고 220억달러의 수출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북한에 연산 1만대 가량의 자동차조립공장을 건립하는 평화자동차 사업도 가시적 시범사업이다. 보다 구체안은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11일 10시 국무회의를 열어 부처별 후속대책을 종합발표키로 했다. 위탁가공 교육 확대와 공단간 협력, 중소기업 분야별 진출, 서해안공단 조성, 에너지 협력 등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특수의 혜택은 무엇보다 노동집약적 산업에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인건비 상승으로 한계상황을 맞게 된 중소기업들의 북한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단순 임가공 위탁사업도 남북한간 커다란 이해상충없이 원만한 협력이 예상되는 분야로 꼽힌다. 경제부처 일각에서는 과거와 같은 방식의 대북 경협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단순임가공 생산 위탁, 또는 한계산업 정리 차원의 대북 협력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존심 강한 북한이 이를 수용하기 어렵고 보다 근본적으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대형 북한 특수」가 아직까지 현실감있게 다가 오지는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대북경협이 기대만큼 성과를 가져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남북교액액이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나며 사상최대를 기록했지만 3억3,343만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남북협력의 수준이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 특수를 성급히 기대하고 장미빛 꿈에 젖기 보다는 남북간 실제이익에 부합되는 사업을 장기적 안목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철도와 항만, 전력 산업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의 선행이 요구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에 진출했는데 막상 전기와 항구, 도로시설이 없다면 협력사업도 쉽게 깨질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가장 기본적인 대북 협력은 사회간접자본 중에서도 에너지분야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탄이나 석유같이 설비 투자나 규격 통일이 필요하지 않는 분야에서부터 협력을 시작해 나가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점이다. 북한이 우리에게 필요품목과 협력분야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각 산업의 현황을 정확하게 알려주는데서 남북경협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조건이 충족될 때 남북정상회담은 민족경제공동체를 향한 힘찬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권홍우HONGW@SED.CO.KR 입력시간 2000/04/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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