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빅뱅… 증권사 10곳 연내 사라진다

농협, 우투證 인수 마무리… 자기자본 4조 '공룡' 탄생
현대證 등 줄줄이 매물로… 업계 새판짜기 속도 낼듯

현오석(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앞서 재닛 옐런(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농협금융지주의 우리투자증권(005940) 패키지 인수가 확정돼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한다.

증권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됨에 따라 그동안 줄줄이 대기해온 다른 증권사들의 M&A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약 10개의 증권사들이 M&A를 통해 사라질 것으로 보여 업계 판도도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도 수익성 악화로 한계에 다다른 증권사들을 정리하기 위한 다양한 구조개편 방안을 내놓아 시장재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은 11일 잇따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우투증권 패키지 매매계약을 완료했다.

우투증권 패키지는 우리금융 계열사인 우투증권·우리아비바생명보험·우리금융저축은행을 묶은 매물이다. 인수가격은 실사를 거쳐 애초보다 10%가량 할인된 1조500억원 안팎으로 정해졌다.

농협금융 계열사인 NH농협증권(016420)과 우투증권이 통합되면 독보적인 업계 1위 증권사가 등장한다. NH농협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8,822억원, 우투증권은 3조4,670억원으로 두 회사가 합쳐치면 자기자본이 4조3,492억원에 달한다. 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4조원대의 증권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임직원 수도 NH농협증권(931명)과 우투증권(2,998명)을 합하면 3,929명으로 업계 최대로 올라서고 지점 역시 133곳으로 가장 큰 영업망을 갖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볼 만한 덩치를 갖췄다"며 "우투증권의 투자은행(IB) 경쟁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기존 대형사들을 뛰어넘는 규모의 증권사가 새로 탄생했기 때문에 업계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업계 최대 M&A 매물이 해소됨에 따라 그동안 미뤄졌던 증권사 간 M&A를 통한 업계재편을 본격화해 올해 안에 10개가량의 증권사가 문을 닫거나 새로운 간판을 내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중소 증권사인 애플투자증권이 설립 6년 만에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고 파생상품거래 실수로 대규모 손실을 본 한맥투자증권도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동양증권이 대만 위안다증권에 매각됐고 이번에 우투증권도 새 주인을 찾았다. 여기에 현대증권(003450) 매각이 시작될 예정이며 아이엠투자증권·이트레이드증권·골든브릿지·리딩투자증권·LIG투자증권·흥국증권 등도 매물로 나와 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동양과 우투를 제외한 다른 증권사들은 수년간 적자를 내왔기 때문에 M&A 매물로 매력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큰 폭의 적자를 매년 이어온 증권사들은 증권업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청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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