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남모(45)씨는 최근 필드에 나갔다가 피칭웨지로 샷을 하던 도중 헤드가 30m쯤 날아가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전방으로 날아가 사람이 맞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떠올리기 싫은 아찔하고 겸연쩍은 순간이었다.
멀쩡하던 클럽헤드가 왜 날아간 걸까. 수리를 받으러 갔다가 “비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빗속에서 라운드한 뒤 클럽을 제대로 닦지 않아 헤드 연결 부위에 스며들었던 물기로 스틸 샤프트가 서서히 녹슬었던 것.
‘진짜 강태공은 채비함을 열어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골퍼 역시 라운드 이후 용품 관리 행동에서 핸디캡이 드러난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골프채는 습기에 약해 외관과 성능에 문제가 생기기 십상이다. 장마철에는 플레이뿐 아니라 클럽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목돈들이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다.
일단 빗속에서 라운드를 했다면 클럽에 묻은 물기를 닦아준 뒤 헤드커버를 벗기고 백에서 빼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반드시 헤드가 위쪽으로 가도록 세워둬야 위 사례와 같은 일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트렁크에 그대로 두는 것은 금물이다. 통풍이 되지 않고 온도가 올라가 클럽 성능이 저하되고 자동차와 골프백에 악취도 생긴다.
그립은 고무 재질인 경우 물기를 닦은 후 그늘진 곳에서 말리고 실 그립은 헤어 드라이어를 이용해 건조시킨다. 스틸 샤프트는 중성세제를 이용해 닦은 후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일주일 이상 사용할 일이 없다면 시너 또는 WD-40 등의 녹 방지 약품으로 닦아놓는 게 바람직하다. 그라파이트 샤프트는 마른 천으로 부드럽게 닦아준다. 골프화는 그늘에서 말린 뒤 나머지 습기를 흡수하도록 신문지를 집어넣는다. 음식물 등에 들어 있는 실리카겔을 모았다가 신발 속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