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가 임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 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성과급 지급 방식을 개인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 이는 모기업인 SK그룹이 시행 중인 성과급 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앞으로 SK하이닉스에도 신상필벌을 중시하는 '성과주의'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말 임직원들에게 성과급(PS·초과이익분배금)을 지급했다. SK하이닉스가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번에 지급된 성과급의 규모는 기본급의 약 5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1년 지급률(700%)과 단순 비교해서는 다소 낮은 수치다. 당시 SK그룹 편입 이전이던 하이닉스는 2010년 3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이듬해 초 기본급의 700%를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성과급 지급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3년 전과는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우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성과급 지급 기준에 개인별 성과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성과급 지급률이 결정되면 동일한 사업부서 내에서는 모두 같은 지급률이 적용됐다. 즉 기본급이 서로 같은 직원들의 경우 성과급 역시 동일하게 책정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올해 새롭게 바뀐 성과급 지급 체계에는 전년도 말에 이뤄진 개인별 성과에 대한 평가가 반영됐다. 기본급이 같은 직원이더라도 개인별 성과에 따라 성과급 지급 액수는 달라지게 된 셈이다. 아울러 기존 입사 연차에 따라 차등 적용되던 성과급 지급 기준이 직위 중심으로 재편된 것도 차이점이다. 이 경우 동일한 직위에서 높은 연차의 직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부터 성과급 지급 체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것은 그룹에서 강조하고 있는 '성과주의' 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지주회사체제 전환 이후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성과급 지급 기준에도 개인별 고과를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장 1년 차 직원이 개인 평가에서 가장 높은 S등급을 받았을 경우 B등급을 받은 과장 5년 차의 직원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이달로 SK그룹 편입 2주년을 맞는 SK하이닉스도 성과급 지급 기준에 개인별 고과를 반영함으로써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을 한층 강화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