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은 그 자체가 하지 않았어야 했던 것”이라며 현 정부의 특검 수용이 잘못된 것임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김대중도서관에서 MBC ‘PD수첩’ 제작진과 6ㆍ15 공동선언 4주년 인터뷰를 갖고 “나라를 이끌어가려면 여러 가지 밖으로 알릴 수 없는 문제들이 있는데 일일이 특검을 해서 문제를 삼으면 나라 일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방송 제작진이 14일 전했다. 그는 특검 수사 결과 드러난 정부 지원 1억달러의 성격에 대해 “1억달러를 주려고 했던 건 사실이나 실정법의 어려움이 있어 정부 차원에서는 못 줬다”며 “현대가 통신에 대한 권리를 북으로부터 받는 대가로 지불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1억달러를 갖고 정상회담 흥정까지 한 게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상식으로 알지만 내가 주는 데 (처음에) 동의한 것은 ‘잘 사는 형님이 가난한 동생 찾아가는데 맨손으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니 그 정도는 성의로 알고 가지고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며 “물론 그것은 정부 예산에서 정식으로 내고 국민한테 알리고 하려고 했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정몽헌씨의 증언과 특검 수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듯이 정부가 1억달러를 정상회담의 대가로 지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DJ 대북특사설’에 대해 “내가 특사를 하는 것보다 김정일 위원장이 여기 오셔야 한다”며 “그건 김정일 위원장이 안고 있는 책임”이라고 김 위원장의 답방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조금 늦어졌지만 지켜져야 하고, 지켜질 것”이라며 답방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갖건 무슨 무기를 갖건 무기로 백성을 먹여 살릴 수는 없다”며 “북한이 지금 사는 길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서 북한의 안전을 보장받고 경제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지원받는 길을 미국이 열어주도록 하는 것”이라는 북핵해법의 지론을 재확인했다.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은 “안보의 부분적인 공백, 국방비 증액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양국간 긴밀한 협의와 이해 속에서 협상을 해야 하지만 요즘처럼 일방적으로 그렇게 뒤통수치듯이 하는 것은 철군 이상의 여러 가지 부정적 의미가 있다”며 미국측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