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비이자수익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은행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예금과 대출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전통적으로 의존해온 예대마진에 따른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데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않으면 안될 형편에 놓였기 때문이다. 비이자수익에는 각종 은행 수수료와 펀드 및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 들어 비이자수익 증대를 위해 점포실적평가 기준에서 수수료 판매 비중을 늘리고 마케팅 목표를 늘려잡아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이자수익 증가가 두드러진 곳은 신한은행. 올 3ㆍ4분기까지 7,077억원을 비이자수익으로 챙긴 신한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7%를 늘렸다. 특히 펀드 판매 수수료는 무려 105.2%가 늘어 급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이자이익은 2조5,187억원으로 9.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전체 영업이익 중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0.6%에서 올 3ㆍ4분기까지 21.9%로 높아졌다.
우리은행도 3ㆍ4분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가 늘어난 7,818억원의 비이자수익을 올렸고 하나은행도 18% 증가한 4,144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하나은행의 경우 50개에 달하는 복합금융점포인 ‘하나금융프라자’를 중심으로 은행ㆍ증권ㆍ보험사간 교차판매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비이자수익은 5,9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과 대출은 은행의 자산성장을 위한 밑바탕이지만 영업환경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마진율이 높은 신용카드나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은행권 가계대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분양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은행들이 비이자수익 쪽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이라고 설명했다.